현재 대기업에서 영양사를 하고 있는 친구가 일 식수 1000명 넘어가는 곳은 배울게 많은 만큼 많이 힘들다 했는데
저는 일 식수가 천 명이 넘는 63빌딩 직원식당에서 실습을 마치고 왔습니다.
제 실습처는 점장님, 영양사님 4분이 근무하시는 작지 않은 규모였으며
식사 제공은 1주일 전일 제공에 토일을 제외한 요일은 조중석식을 모두 제공하는 직원식당이었습니다.
이런 환경 때문인지 영양사분들은 매일 30분은 일찍 출근하시고 퇴근은 보통 2시간은 늦게 퇴근해야 매일 운영이 가능한 진정 힘든 매장이었습니다.(바쁜 매장이라 남아서 좀 도와드리려 했는데 점장님과 영양사님께서 실습생은 단 1분도 더 있을 이유가 없으니 집에 빨리 가는게 좋다고 매일 칼퇴 시켜주시던 매장이었습니다.)
식수 평균은 일 평균 1500~1800명 제가 실습할 때는 점심 최대 1500명 이상 일 최대 2100명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현장실습 첫 날은 매장 소개로 전처리실, 조리실, 창고, 세척장 등의 포지션 소개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와 같은
운영 시스템 교육을 받았습니다.
2~3일 차는 조중석식을 운영하기 때문에 배송이 05~06시 사이에 들어와 06시 출근을 하였고 배송 검수(각 사업장마다 검수 방법이 같지 않을 것이라는 영양사님의 말씀이 있었고, 저 같은 경우 냉장탑차의 이송 온도 확인, 수량확인, 유통기한 및 생산일자 확인, 원산지 확인 후 체크서류에 상기 사항을 수기 작성하였고 이후 실습처 전용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교육을 받았습니다)에 대한 교육과 중식 대면배식 업무, 오후에는 영양사님을 따라다니며 필요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4일차부터는 8시~17시 실습하며 14시까지 전산입력, 중식 보존식 포션 및 보존식 냉동고 보관, 중식 대면배식의 반복되는 실습을 하였고 매일매일 현장에서 진짜 필요한 교육들만 받았습니다.
출입구에 게시하는 일일 메뉴표 제작(파워포인트로 메뉴명, 알르레기 유발식품, 열량 기록 후 사이즈 맞추기) 후 게시, 주간 식단표 작성, 위생교육, MSDS, 안전사고 예방교육, 소방안전 교육, 위생교육자료 작성, 안전사고 예방교육자료 작성, 소방안전 체크, MSDS자료 작성과 같은 교육을 실습 마지막 날까지 오후에 나눠 받았고 여기에 본사 인턴분이 오셔서 신입사원 OJT교육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외식서비스업 기획개발자라서 위생, 안전사고, MSDS, HACCP과 같은 내용들을 가지고 자료를 작성하고 교육하는 것은 상당히 많이 경험해 봤기에 현장에서 쓸모있다, 이건 아니다 싶은 내용들을 많이 알고 있는 편인데, 제가 실습한 63빌딩 직원식당은 정말 현장에서 필요한 핵심 포인트만 뽑아서 교육하는 곳이었습니다. 교육을 받을 때 영양사님 말씀이 '가지고 있는 자료도 많고 다양한 교육을 해드려야 하는데 저희는 바쁜 매장이라 필요한 부분만 진행해서 이해 부탁려요' 하고 말씀하시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실제 직장에서 빠른 적응이 가능한 핵심 포인트만 알려주는 교육이라 매우 효율적이고 현장 친화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습 마지막날 점장님이 안전 위생과 관련된 최근의 이슈들, 현장의 주의사항, 영양사의 현실과 같은 직업으로 접근했을 때 큰 도움이 되는 교육을 2시간이 넘게 해주셨고, 필요한 자료들은 외부로 반출되지 않는다면 무한 열람이 가능하게 해주셔서 모든 보존자료들의 열람이 가능했습니다)
현장실습을 한 영양사님들 말씀으로는 본인들 실습할 때는 지금 근무처보다 널널한 곳에서 실습을 했기 때문에 위생교육, 안전사고 예방교육과 같은 문서와 이론적 교육을 많이 받았었는데 우리 매장은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하셨었고, 보건소, 규모가 작은 급식소의 경우 현장업무보다 서류업무가 많아 현장실습에서 배우는 내용이 크게 다를 수 있다 말해주셨습니다.
그러니 영양사 현장실습을 가실 땐 누구의 말이 정답이 아니라 각각의 실습처의 환경에 따라 실습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을 인지하시고 현장실습에 임하시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족으로 제가 실습한 곳은 정말 바쁜 곳이었지만 영양사님과 점장님은 정말 천사같은 분들이셨고 조리원 분들도 정말 좋은 분들이었지만 업계의 현실로 직원을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는 상황(점장님은 이틀에 한 번 꼴로 조리사님 면접을 보셨고, 여사님들은 부족한데도 지원자가 없어 뽑고싶어도 뽑지를 못 하는 상황)이었기에 피로를 달고 근무를 하셨기 때문에 실습 나가실때나 마무리 짓는 날에 박카스나 비타500 선물로 드리면 매우 좋아하시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생생한 실습 후기 정말 감사합니다! 식수가 많은 급식소의 고충이 느껴지네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