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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3학년으로 편입해서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말고사 공부하다가 또 딴짓을…ㅋㅋ) 사실 은퇴 후에 대한 고민으로 진로 모색 중에 산림기사라는 자격증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응시 자격에 ‘관련학과 학사’가 있었고 평소 자연이나 식물 키우기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자연스럽게 농학과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 갔다가 혼자 공부해서 합격하기는 힘들다고 해서 주소지 인근의 스터디에 가입했습니다. 과연 온라인으로만 이루어지는 학과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자격증을 이미 취득한 선배들이 잘 이끌어주어 무척 희망적으로 보였습니다. 스터디분들과의 교감이 즐거운 방송대 생활의 대부분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제가 참여한 스터디는 텃밭도 운영해서 실제 작목 경험이 없는 제게는 많은 실제적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같이 시험을 보고도 등락이 갈렸고 그 결과는 분열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스터디 활동에서 자격증이 전부는 아닐텐데 일단 자격증을 취득하는 길로 들어서면 아무 것도 눈에 보이지 않게 됩니다. 산림기사, 식물보호 산업기사 등등 자격을 취득한 학우들은 농학 관련 (산업)기사 자격이 하나라도 있어야 응시할 수 있는 나무의사에 도전하게 되었고 스터디에는 자격증 광풍이 불어닥쳤습니다. 아마도 ‘은퇴 후 고민’이라는 농학과 학우님들의 저변에 깔린 불안과 공포가 그 광풍의 땔감이 되었겠지요.

 
이제 스터디에는 자격증 시험에 낙방하고 스터디를 나갔거나 잠수를 탄 학우들과, 자격증 스터디원 모집에만 혈안이 되어 스터디에 발을 걸친 자격증반 학우들과 어쩔 수 없이 임원을 맡아서 스터디 활동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2,3학년 후배들에게 설득해야 하는 임원진과 자격증 공포에 한 발을 내딛을까 말까 고민하는 2,3 학년 후배들만 남았습니다. 그들 모두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끈은 역시 “공포와 자격증”이겠지요.

 
공시생들이 떠난 노량진을 은퇴 후에도 일을 놓을 수 없는 5060이 채우고 있다고 합니다. 평생을 아무런 소용없는 자식들 사교육 시장에 돈을, 심지어 내 노후자금까지 쏟아부으면서 아무 것도 느낀 것이 없으십니까? 이미 포화상태인 산림기사, 나무의사 자격증이 학우님들의 여생에 어떤 보장이 되어줄 것입니까? 그보다는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나무 이름, 풀 이름을 알고 그들의 생태를 이해하고, 잘 키워서 풍성한 자연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일에 여생을 바칠 수 있다면 그 편이 훨씬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요?

 
부끄럽지만 저는 산림기사 자격증 때문에 농학과에 왔다가 시험에는 낙방했습니다. 하지만 스터디에서 다른 여러 자격증에 대해 들었고 숲해설가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연금으로 죽지 않고 살 정도는 됩니다. (골프는 쳐 본적도 없고 스키는 뭔지도 모르고, 해외여행은 거의 안갑니다. 텃밭 채소로 연명하고 있는 옷으로 그럭저럭 버티면 생활비도 크게 필요하지 않을 거에요.) 숲해설이 용돈 정도라는건 알고있지만 제게는 그것으로 충분함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어떤 미래도 보장하지 못하는 자격증에 목숨걸지 마시고 본인의 형편에서 욕심내지 않을 정도의 수입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여생을 보내는 다소 빈한한 삶은 어떨까요? 스트레스 받지 않고 누구 눈치보지도 않는 삶, 아마도 학우님들이 평생 바라온 삶이 아닐런지요?
정년이 되도록, 퇴직하도록 열심히 일하셨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이젠 경쟁사회의 피로함을 내려놓고 자신의 바램에 충실하고 주변 사람들 챙기고 자연 속에서 만족하며 사는 가벼운 하루하루를 사세요. 당신은 그럴 자격이 충분합니다.

농학과 학우님들의 “은퇴 후 라이프”를 응원합니다!!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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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mato 2024.11.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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