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더 욕심이 있다
각양각색의 사정을 가진 아낙네들이
책을 앞에 두고
독수리눈으로 바뀌어 있다.
배움에 대한 열정 하나로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채듯
책을 바라보는 눈빛이
무섭다기보다는 아름답다.
먼발치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나의 주름진 입가엔
개나리처럼 미소가 번지고
마음도 청량음료를 마신 것 같다.
공자천주(孔子穿珠)란 고사가 있다.
‘공자가 시골 아낙에게 물어서
구슬을 꿰었다.’란 뜻이다.
즉, 배움에는 나이나 성별이나 귀천이 없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아직 저들을 다 알지 못하고
설령 다 안 다해도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없다.
다만 공자가, ‘세 사람이 있으면 그 누군가에게
꼭 배울 게 있다.’고 말한 것처럼
타인의 생을 통해 새로운 배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 사람 한 사람 알아가는 것이
마냥 즐거울 따름이다.
한 가지 더 욕심이 있다면,
그들이나 나나
배움이라는 초에 간신히 불을 붙였고
촛불이 언제 꺼질지 모르는
흔들리는 배위에 오늘도 앉아 있는 만큼
서로 합심으로 노를 저어서
이 배가 무사히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백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