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내용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협회에서 발간한 '기본진료수행지침(cpx)'에서 찍은 사진입니다.(참고로 사촌형의 책입니다.) 이 글에서는 위의 요약을 바탕으로 전문가의 특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이러한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의도적 수련'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관련 내용에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제가 앞서 소개한 '김창준', '이찬승'의 글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link) 김창준 추천도서(link)
전문성, 혹은 학습에 있어서 '인지과학'의 역할은 막중합니다. 그 어떤 일이나 공부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이건 컴퓨터과학과에게는 이상한 이야기네요...) 때문에 지금부터 설명할 전문가의 특징들도 이러한 인지과학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지적 원리를 모르는 사람들도 저마다의 개성과 축적된 경험을 가지고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개성과 다양한 경험,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학습하고 전문성을 발휘하는 방식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많고, 이 인류 공통의 인지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전문성의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기초적인 내용부터 시작해봅시다. 전문성에 대한 간단한 도식은 지금 '상황'(건전지가 없다)에 맞는 '지식'(마트의 위치, 가는 법, 집에 있는 건전지의 크기 등)을 '기억' 속에서 꺼내 실행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이 번호는 위 사진의 번호와 대응합니다.)
1문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2'상황에 맞는' 지식이 입력되어 있어야 합니다
3지식을 기억에서 '적절히' 꺼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들은 서로 상충 관계에 있습니다. 가령 2의 경우,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지식은 서로를 간섭해 3상황에 맞는 지식을 꺼내오는 일을 어렵게 합니다. 이 경우 맥락과의 연결을 잘 조정해 중요한 지식 위주로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1에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가 겪는 상황은 매번 다르기 때문에, 기존의 맥락에서 벗어난 상황을 이해하거나 지식을 꺼내올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적절히 상황 맥락을 나누거나 합치고, 여기에 연결되는 지식을 풍부하고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면 괜찮은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위 도식에서 간과한 부분 중 하나는 인간이 한 번에 떠올리고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얼마 되지 않는다(작업기억의 한계)는 것입니다. 때문에 4지식은 적절히 나누고 간소화시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꺼내와야 합니다. 이는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충됩니다. 지식을 망각하고 간소화시킬수록 2알맞은 지식을 기억하고 있을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한 번에 처리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맥락을 나누려면 3세세한 맥락의 차이와 관련된 지식까지도 기억해야 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상황이 바뀌면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입니다.
결론적으로 마지막 끝판왕인 5적응적 전문성(전이)과 메타인지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5가 앞에 말한 원리들과 전혀 다른 원리는 아닙니다. 사실 어떤 원리도 깊이 들어가면 서로 비슷하거나 연결되는 지점이 많습니다.) 적응적 전문성이란 앞서 말한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전문성을 말합니다. 그리고 메타인지는 생각에 대한 생각, 인지에 대한 인지라고 하는데, 간단히 '전략, 진행상황, 결과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전략 수정' 능력을 말합니다. 적응적 전문성을 위해서는 상황 변화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차이)를 민감하게 모니터링하고 평소에 비전형적 상황에 대한 대처를 '적절히' 시뮬레이션 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여기서 bold처리한 단어들은 특히 중요한 키워드들입니다. 꼭 기억해두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