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을 다 잃어버렸는데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변함없는 게 참 신기하다. 재깍재깍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신기해서 시계를 한참 쳐다보았다. 늘 그랬듯이 웃고 떠들며 지나다니는 행인, 평소와 다름없이 왁자지껄 사고 파는 장터, 더 참을 수 없는 건, 꽃봉우리들이 막 터지려고 한다.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란 것도 시절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