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남*서울대명예교수]

인생 3대 바보
1. 늘그막에 자녀, 손자 놀러 와서 방 없을까 봐 집 늘리는 노부부
2. 자녀에게 일찍 재산 넘기고 용돈 타 쓰는 노부부
3. 손주 돌보느라 약속을 취소하는 노부부
셋 다 누구와 관련되는 건가요? 다 자식하고 관련되었어요. 애들이 와서 방 모자랄까 봐서, 애들이 상속세 많이 낼까 봐, 손자 손녀 봐주느라고…. 이게 3대 바보가 다 자식 때문에 바보 되는 거다.
인생 3대 실패
1. 청년 출세
2. 중년 상처(喪妻)
3. 노년 무전
너무 젊어서 출세하고 나면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라고 이런 이야기고, 다음 중년 상처(喪妻)는 왜냐하면 집에서 살림하는 사람이 없어지면 다 죽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마지막 3번은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 인생 실패예요. 노년에 돈이 없으면 그는 뭐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사람은 장수가 재앙입니다. 슬기로운 노후 독립 가운데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위해서는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시골의 깡촌 출신인데. 우리 아버지를 본 적도 없고, 전쟁 때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가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을 평생 프로젝트로 삼고 뒷바라지를 하셨기 때문에 제가 오늘 여기 서 있는 거예요. 우리 어머니한테는 제가 평생 프로젝트이기에, 저는 뒷바라지 대상이고 그 덕분에 제가 오늘이 있는 거예요. 우리 세대에서 저뿐만이 아니에요. 부모 세대의 헌신 덕분에 오늘이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가 부모 세대의 헌신 덕분에 세끼 밥도 못 먹다가 지금 3만 5천 달러나 경제적으로 성장했고 지금 세계가 지금 열광하잖아요. 케이팝, 게임, 푸드 다 뭐 K-컬쳐 다 이루고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도 우리 자식들에게 올인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진정한 자식 사랑은 모든 걸 바쳐서 자식의 뒷바라지를 하는 게 아니고 늙어서 자식에게 손 안 벌리는 게 진정한 자식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식한테 반만 하고 나머지를 본인 스스로의 노후 준비에 기울여야 합니다.
인생에서 바보와 실패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
따라서 인생 3대 바보 되지 말고, 인생 3대 실패 중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 노년 무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 국어 시간과 산수 시간에 배운 ‘주제 파악과 분수를 지키며 살아야 된다’하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던 거예요.
부양비라는 게 뭐냐 하면 한 인구 전체를 보면요. 일할 수 있는 나이는 가운데 있는 거잖아요. 어린애는 우리가 양육해야 하잖아요. 어른은 부양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일하는 인구를 부모로 하고 그다음에 자녀를 양육하고 부모를 봉양하는 것을 분자로 했을 때 그걸 부양비라 합니다. 그런데 애들은 안 낳으니까 자녀의 양육비는 줄겠지만 부양비는 오래 살게 되니까 자꾸 늘고 있습니다.
부양비 100이라는 건 혼자 일해서 둘이 먹고 살아야 하는데 부양해야 할 사람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러니까 노년기의 부담을 우리 자식 세대에게 주기가 부담스럽다고 하는 걸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아요. 과거 5~6명 낳고 60세만 넘어도 돌아가시는 부모를 부양하는 것과 한둘밖에 없는데 90까지 사는 부모를 부양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러니까 슬기로운 노후 독립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혼할 때 내가 선택한 나의 배우자입니다. 잠시 자식들이 들어왔다가 때가 되면 나가서 헤어지고 나면 다시 뭉치는 건 둘밖에 없어요.
인간이란 두 사람이 만나서 결혼하고 나면 자녀가 생겼다가 때가 되면 다시 둘로 돌아오는 거예요. 이 중간에 잠시 자녀가 왔다 가는 거예요. 그것을 마치 자녀가 평생 같이 살 것처럼 남편 아니고 자식의 엄마 노릇하다가 나중에 어떻게 할 거예요? 그래서 자녀보다 배우자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함께 갈 사람은 부부라는 것, 그거는 ‘바램’이라는 노래에 나와요. 저 높은 곳에 함께 갈 사람 그대뿐입니다.
슬기로운 노후 생활을 위한 첫걸음
슬기로운 노후 첫 번째가 정년퇴직했을 때 월급을 받지 않고 남은 인생을 살 준비가 돼 있는 게 첫걸음이다. 그게 안 돼 있으면 어떻게 살 거예요? 그러니까 경제적인 독립이 안 되어 있는데, 고상한 얘기 해봐야 안 되는 거죠.
이 대목에서 제가 여러분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소득격차와 빈부격차는 다른 겁니다. 소득은 한 달에 벌어오는 소득은 월급이라고 그러고 1년에 벌어오는 소득은 연봉이에요. 월급과 연봉이 같은 두 쌍이 있었다면 아내가 월급 같은 연봉을 어떻게 불리냐에 따라서 한 시점에서 비교해 보면 재산이 다르겠죠. 그것을 빈부격차라고 하며 그게 여러분이 살면서 벌어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번 돈을 잘 늘려가느냐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꼰대가 되기가 쉬워요. 꼰대는 자기가 살아온 인생에서 경험한 경륜을 후배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충정에서 후배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가르쳐주는 사람을 꼰대라 그래요. “너 왜 찢어진 옷을 입고, 아직 결혼을 안 했어.” 이렇게 후배들의 패션 스타일이나 라이프의 간섭을 하는 사람, 이렇게 나와 있어요.
그런데요. 멘토라는 단어 아시죠? 멘토는 후배가 조언을 구했을 때 조언을 해주면 멘토라고 해요. 그러면 꼰대하고 멘토하고 차이는 뭐다? 하나는 구했을 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멘토로 보기도 전에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꼰대가 안 들어오면 어떻게 한다? 조금 기다렸다가 후배가 물어볼 때까지 기다려 줄 알았는데.
자, 꼰대가 안 되는 가장 좋은 길은 경청하는 거예요. 여러분, 지금 침묵(Silent)과 경청(Listen)을 영어로 썼는데, 알파벳이 순서만 다르지, 똑같습니다. 후배나 자식에게 이야기할 때는 일단 듣고 말하는 거다. 듣고 말하는 겁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거예요.
인생에서 알아야 할 '주제'와 '분수'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초등학교는 뭐를 가르치는 거냐? 딱 두 가지를 가르치는 거예요. 국어 시간에는 주제 파악을, 산수 시간에는 분수를 배우는 거예요.
어떤 사람이 집에 갔더니 아내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여보, 언니네가 이번에 차를 바꿨대.” 그렇게 말하는 아내의 심정은 말은 안했지만 깔린 게 뭐예요? ‘우리도 바꾸고 싶다.’ 자, 그때부터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거예요. 우리가 형부가 벌어오는 것에 비해서 소득이 많은지 적은지, 또 형부가 벌어오고 남편이 벌어오는 걸 바탕으로 늘려서 오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부가 재산이 어떤지, 그래서 우리가 언니네보다 낫다면 사면되는 거지요. 그런데 언니네보다도 소득이나 부가 훨씬 미치지 못한다면 바꾸는 건 안 맞는 거다. 그게 주제 파악하고 분수를 아는 겁니다.
그래서 일반 소득보다 중요한 건 생각하면서 소비하라는 거예요. 여유가 있는 사람이 더 소비해야죠. 그래서 자기 주제 파악과 분수에 맞게 적당하게 쓰는 거예요. 소득이 많다고 부자가 아니에요. 소득을 잘 불려서 돈을 많이 갖고 있어요. 부자는 소득이 아니에요. 그래서 아까 빈부격차를 말씀드린 거예요. 그래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부의 수준에 맞게 소비하는 것이죠. 그냥 언니, 내가 친구, 내가 누가 이렇게 해서 소비하는 것은 그것을 과소비, 과욕하여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처음에 출발할 때는 다 열심히 일하고 절제해서 저축을 해야 쌓이겠죠. 슬기로운 노후 독립의 기본은 주제와 분수를 지키면서 사는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