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소식
공식 방통대 Blog에서 스크랩된 소식입니다
 

[조선미*아주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엄마가 만들어주는 아이의 “고통대응능력”

 

 

저는 20년 이상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와 청소년을 진료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모님들의 양육 태도 또한 유행처럼 계속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안 축적된 부모 교육의 노하우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5세 이하의 연령일 때는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며 건강하면 족하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7~8세쯤 되면 조금씩 공부에 신경쓰며 ·중등부터 점수를 잘 받아야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곳에 취직도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녀가 좋은 직업을 가지면 아이를 잘 키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잘못 키운 것일까요?

부모 역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가지게 된 사람은 많지 않을 텐데요, 그렇다면 그 사람의 부모가 잘못 키워서 그렇게 된 것일까요? 그건 아니라는 거죠.

 

아이가 성장하여 주변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부모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요, 그렇다면 이 바람 속에 내포된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동양에서의 은 주로 복 받았다, 복 받은 삶이다라고 쓰이며 안주면 못 받는 수동성을 내포하는데, 능동의 의미가 결여된 은 진정한 행복감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70~80세쯤 되어 참 복 받고 사셨어요라고 건네는 덕담 같은 것이기 때문에 "10, 20대는 아예 행복할 수가 없다는 것일까?"라는 사고의 벽에 부딪칩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행복은 이와는 다른 의미로 “행복하다는 느낌/정서/감정인데요, 의사들은 전문의를 따고나면 허무함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도 갔고 그 기대감 속에서 전문의까지 했는데 딱 그때까지만 박수갈채가 있는 거예요. 이제부터는 개업이든 취업이든 외부로부터의 칭찬과 격려 없이 일상생활의 치열함을 홀로 감당해 나가야 하죠. 환자들이 선생님 어떻게 의사가 되셨어요? 정말 훌륭하십니다라는 이야기 절대 안 하고요, 존경보다는 짜증과 항의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행복하다는 느낌이 외부로부터 온다고 생각하게 되면 우리는 너무 취약한 존재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행복의 감정은 안으로부터 온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느끼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의 속이 안 보이기 때문에 자꾸 외부의 것에서 행복을 찾으면서 “우리 아이만 받아야 하는 칭찬, 상장, 100”처럼 행복의 중점을 외부에 두고 보이는 것에 집착, 의존하여 결국 양육에 매우 큰 걸림돌을 만들게 됩니다.

양육자로서 잘하고 있는가를 평가할 때도 아이 뿐 아니라 부모 역시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빠져 사서 먹이는지 만들어 먹이는지”, “비싼 장난감을 사줄지 안 사줄지”, “유기농을 먹이는지 아무거나 사먹이는지등에 집착하기 쉬운데 눈에 보이는 것들이 절대로 행복을 담보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제가 양육할 때에는 유기농이란 개념도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유기농을 먹이는 것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또 아이의 면역을 좋게 한다며 모유 먹이기 열풍도 불어서 사정상 모유 수유를 못한 엄마들은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유한 집에서는 일부러 분유를 먹여 아이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조기교육 열풍으로 아이를 너무 어릴 때부터 여러 학원에 보내다가 아예 학교를 늦게 보내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지금은 다시 조기교육이 대세가 되기도 했고요.

이처럼 세월이 지나면서 엎치락뒤치락 쉽게 바뀌는 진실은 그냥 유행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행복이란?
행복이란?

 

 

그래서 저는 “행복”의 정의를 이렇게 내려 봤습니다.

- 자신의 삶에 만족하기

- 행복감이나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정서를 더욱 많이 경험하기

- 불안이나 분노 등의 부정적 정서를 보다 적게 경험하기

 

주위를 둘러보면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부류와 반대 부류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순간을 행복으로 받아들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의 친구 하나는 매번 가난한 얼굴로 나는 돈 버는 기계고, 돈 있는 놈들은 어쩌고저쩌고” 투덜거리는데요, 그는 제가 보기에 꽤 잘 사는 형편인데도 스스로 가진 것이 부족하고 가난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자신이 어떤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인생을 행복하다불행하다라는 두 가지만으로 나눠버리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최고의 좋은 감정 외에도 만족혹은 나쁘지 않음의 감정을 알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긍정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어야 살면더 더 많고 풍부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가 어떤 부분을 신경 쓰느냐에 따라 아이가 성장하여 행복감을 더 많이 느낄 수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80년 전 하버드 대학에서 스타트 라인이 비슷한 100명을 선정,어떤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살까?”를 연구한 그랜트 스터디라는 연구를 알고 계신가요?

표본으로 선정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2~3년의 주기로 직업, 사는 곳, 건강, 결혼 등에 대해 심층 면접을 실시한 내용인데요, 부모의 수준, 가정 형편, 불행한 경험 등이 연구내용에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이들의 나이가 90세에 달해 어떻게 살아온 사람이 노년기를 행복하게 사는가?”라는 노년층 연구자료로 유의미하게 쓰이고 있기도 하죠.

이 연구로 우리는 매우 간단한 결론을 얻게 되었는데요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한 첫 번째가 고통에 대응하는 능력, 그다음으로 교육,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 등의 조건이 뒤따릅니다.

“고통에 대응하는 능력”

어떤 사람이든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일을 겪든 고통에 대응하는 능력이 강할수록 행복의 절댓값이 높아진다고 하죠.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으로 아이들이 고통을 덜 겪진 않아요.

결혼, 내 집 마련, 직장 등 각자가 꿈꾸는 다양한 바람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이루면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목표를 이루면 또 다른 목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 “성적은 행복 순이 아니다”, “불행은 고통이 많은 순이 아니다

지금은 행복한 기분일지라도 인생을 살면서 저마다 다른 불행에 휩쓸리게 되는데, 이때 고통에 대응하는 저마다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의 고통대응능력엄마가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고통을 얼마나 잘 견디느냐가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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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s://knou-oun.tistory.com/entry/%ED%96%89%EB%B3%B5-%EC%9E%90%EB%A6%BD%EC%9D%84-%EC%9C%84%ED%95%9C-%EC%B2%AB%EA%B1%B8%EC%9D%8C-%EC%97%84%EB%A7%88%EA%B0%80-%EB%A7%8C%EB%93%A4%EC%96%B4%EC%A3%BC%EB%8A%94-%EC%95%84%EC%9D%B4%EC%9D%98-%E2%80%9C%EA%B3%A0%ED%86%B5%EB%8C%80%EC%9D%91%EB%8A%A5%EB%A0%A5%E2%80%9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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