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소식
공식 방통대 Blog에서 스크랩된 소식입니다
조회 수 12833 추천 수 0 댓글 2
 

[조장원*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나를 괴롭히는 악성 인간관계
나를 괴롭히는 악성 인간관계

의대생끼리 병원 실습 정보를 공유하며 전해지는 내용인 인계장은 본과 3학년 실습이 시작되기 전에 반드시 미리 읽고 숙지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여기에는 앞으로 주의해야 할 것, 예습할 것, 실습 일정 등의 실용정보가 많습니다. 그런데 인계장에서 학생들이 가장 눈여겨보는 것이 바로 레지던트 OO년 차 OOO선생님, 조심하셔야 합니다라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고민은 모두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고민은 모두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의과대학 학생들은 피하고 조심해야 하는 기피 대상이 있을 때 악성종양을 뜻하는 malignant, malignancy를 줄여 말리그(malig)”라고 부르는데, 이들에게는 몇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인식

2.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

3.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상태

 

그런데 이것은 나르시시스트*의 특징과도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말리그나르시시스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나르시시스트(narcissist) : 자기애적 인격성향이 있는 사람

 

앞서 언급된 인계장에 어떤 레지던트 선생님에 대해 늦는 걸 아주 싫어함, 10분 전 무조건 대기 필수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그 선생님의 실습시간에 항상 10분 먼저 나가 있었죠. 그런데 문제는 그 선생님이 자신은 항상 늦으면서도 학생들이 늦게 되면 태도와 인성의 문제로까지 확대하며 비난을 퍼붓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신이 늦으면 당연하고 학생이 늦으면 자세가 안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내로남불의 전형이었죠.

 
 

 

말리그, 나르시시스트
말리그, 나르시시스트

 

귀인 이론(Attribution theory)”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을 찾는 방식에 대한 용어로 인간의 행동 원인을 크게 내부 요인과 외부 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행동한 사람의 내부 요인으로 성격, 습관 등을, 외부 요인으로 상황, 환경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데요, 이러한 원인분석에도 종종 오류가 발생한다고 해요왜냐하면 사람들이 보통 자신이 한 행동의 원인을 찾을 때는 외부에서 요인을 찾으려 하고, 타인이 한 행동의 원인을 찾을 때는 외부보다 내부에서 요인을 찾으려고 하는 경향 때문인데요, 특히 말리그 성향의 사람들에게 귀인 이론의 오류가 매우 심한 편이라고 합니다.

 

자기애적 성향의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는 갈수록 힘들어질 수밖에 없음에도 모두가 나르시시스트나 말리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이 말리그나 나르시시스트가 되는 것일까?” 궁금하다면, 그보다 먼저 “언제 부모님으로부터 따뜻한 사랑을 경험해 보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 보세요.

대부분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에 대해 경험적으로 떠오르는 장면이나 상황이 있지만, 말리그나 나르시시스트들은 이런 질문의 대답을 어려워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까스로 내놓은 대답이 우리 엄마가 내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대요”, “내가 영재래요”, “내가 아인슈타인이래요”, “내가 제일 예쁘대요등의 능력, 외모, 지식같은 외부적 요인에 극찬받은 것들이 주를 이루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조건 없는 부모의 사랑입니다.

공부 못해도, 못생겨도 괜찮아”, “그래도 엄마 아빠는 너를 무조건 사랑할 거야이런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은 경쟁이 치열한 현대사회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합니다자신이 좀 못하고 뒤떨어져도 괜찮죠, 그래도 변함없이 사랑받아 왔으니까요.

그러나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만족하기 때문에 항상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하고 과시해야 합니다결국, 남보다 항상 잘해야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르시시스트가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우월한 존재임을 과시하기 위해 남을 깎아내리며 부모를 대신해 언제나 극찬해줄 대상을 맹목적으로 찾는 나르시시스트는 강하고 단단해 보일 수 있지만, 마음속은 연약한 경우가 많아 어떤 면에서는 안타깝고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진짜 불쌍한 사람들은 나르시시스트와 말리그 주변에 꼭 한두 명씩 있는, 옆에서 모든 것을 맞춰주고 마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듯한 사람들인데요, 혹자는 옆에서 맞춰주는 그들이 더 문제라며 그들이 없으면 나르시시스트가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들은 왜 나르시시스트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게 되었을까?

아무래도 옆에서 맞춰주는 그들의 부모가 나르시시스트, 말리그인 경우가 많은데요,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아이를 키우고, 그런 부모의 아이들은 부모를 위해 성장하며 이 아이의 인생 목표는 단 하나, “자신의 부모를 만족시키는 것입니다그러나 부모를 항상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나르시시스트 부모가 자신의 아이에게 실망하게 되면 호되게 야단치고 비난을 일삼아 이 아이는 상처를 입으며 어른이 됩니다. 이들은 부모를 만족시켜야 해” “부모를 만족시킬 수 없어라는 상반된 생각으로 살기 때문에 언제나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인물이 나타나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해 좋은 사랑은 걷어내고 부모와 비슷한 말리그나 나르시시스트 같은 유형의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것이죠. 그러면서 부모님은 실망시켰지만 이 사람은 절대 실망하게 만들지 않겠어라는 새로운 목표로 또 다른 나르시시스트 옆에서 살아가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르시시스트와 나르시시스트를 맞춰주는 사람 사이의 강력한 관계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간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말리그와 그 주변 인물을 피하지 말고 다양한 각도에서 전체적으로 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의 어린 시절, 가족관계 등이 상세히 등장하는데 이것은 주인공을 이해하기 위한 장치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삶도 영화 속 주인공과 다르지 않아 누군가를 알기 위해서는 가족, 어린 시절, 주변 환경 등을 알아야 하죠.

 
관계에 대한 고민

 

우리는 누군가가 나를 힘들게 하거나 스트레스를 줄 때가 되어서야 관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합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우리 관계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러나 이때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시점일 수 있습니다평소에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다양한 각도에서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파악하는 습관을 들이면 어려움이 생겨도 잘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상처받기 쉬운 복잡한 현대사회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관계에 대한 고민특히, “건강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본다면 악성 인간관계를 담담히 건너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날 수 있는 지름길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반응형

 

 


원문출처 : https://knou-oun.tistory.com/entry/%EB%82%98%EB%A5%BC-%EA%B4%B4%EB%A1%AD%ED%9E%88%EB%8A%94-%EC%95%85%EC%84%B1-%EC%9D%B8%EA%B0%84%EA%B4%80%EA%B3%84

 

 

  • 이스라지 2023.05.11 23:40

    비회원은 댓글을 읽을 수 없습니다.

    로그인 후에 바로 열람 가능합니다
  • 잔나비 2023.05.14 16:33

    비회원은 댓글을 읽을 수 없습니다.

    로그인 후에 바로 열람 가능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조회 수 추천 수 날짜
공지 이 게시판은 방송대 블로그에서 올라오는 실시간 알림글입니다. 151249 0 2014.02.10
1815 이 게시판은 방송대 블로그에서 올라오는 실시간 알림글입니다. 151249 0 2014.02.10
1814 11월 2차 경력개발 지원교육 불어불문/보건환경 전공편 file 29362 0 2022.11.12
1813 라떼 방송대는 말이야_Ep.9 1 file 28778 0 2022.11.09
1812 방송대지식+ 책드림 댓글이벤트 file 28537 0 2022.11.09
1811 효과적인 자산 이전 방법, 알고 계신가요? file 28516 0 2022.11.09
1810 방송대 ‘제35차 아시아원격교육협의회’ 성료 file 27934 0 2022.11.09
1809 2023학년도 1학기 방송대 재입학생 모집 file 27622 0 2022.11.12
1808 유노캠퍼스 : 11월, 평범한 일상에 따뜻함을 더하다 file 27024 0 2022.11.06
1807 프라임칼리지 릴레이 인터뷰 : 이랑주 학우 편 file 26790 0 2022.11.12
1806 2023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 모집 홍보 통화연결음 신청안내 file 26405 0 2022.11.19
1805 [이벤트] 방송대 2023학년도 1학기 신입생 모집 기념 포스터 공유 이벤트 file 26308 0 2022.11.09
1804 (Vol.102) KNOU 뉴스레터 (2022. 11월) 1 file 26064 0 2022.11.19
1803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조용한 위로, 명화 3 file 25854 1 2022.11.17
1802 방송대지식+ 책드림 댓글이벤트 file 25310 0 2022.11.17
1801 프라임칼리지 릴레이 인터뷰 : 김창균 학우 편 file 25274 0 2022.11.19
1800 방송대 프라임칼리지 소개 file 25223 0 2022.11.17
1799 [당첨자 발표] 방송대 2023학년도 1학기 신입생 모집 기념 포스터 공유 이벤트 file 25129 0 2022.11.17
1798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의 차이 1 file 24568 1 2023.02.28
1797 방송대지식+ 책드림 댓글이벤트 1 file 24547 0 2023.02.28
1796 지금 당신은 행복한가요? file 23969 0 2023.02.2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91 Next
/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