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2020.12.28 04:49

노인복지론 추가 강의자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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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대비 추가 강의자료 (2015년)

 

■ 노인에 대한 이해

 

노인은 나이가 들어 늙은 사람을 말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을 노화(aging)라고 표현하는데, 노화란 시간에 따라 유기체의 세포나 조직 혹은 유기체 전체에서 일어나는 점진적인 변화를 말한다(Beaver, 1983). 어떤 사람들은 노화를 복사기의 복사과정으로 설명한다. 처음 복사기를 사용할 때는 복사본과 원본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복사가 되지만, 점차 복사기를 많이 사용하면 복사본에서 원본의 형체를 찾아볼 수 없는데 이러한 상태를 노화라고 설명하였다.

이처럼 노화는 인생의 한순간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진행되는 과정이다. 또한 노화는 인간 발달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즉 태어나면 당연히 경험해야 하는 보편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회는 연령차별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늙음의 완숙미보다는 젊음의 신선함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노화과정을 자신의 인생에서 최대한 늦추려고 한다. 광고에서도 끊임없이 안티에이징(anti-aging)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소비자들 역시 이러한 제품에 현혹되는 것도 마음속에 깔려 있는 노화에 대한 부담감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인구 고령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는 만큼 노화에 대한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즉 인구 고령화와 선택적 친화력을 갖는 사회구성 원리로의 변화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성장동력을 잃어버려 지속적인 사회발전이 어려울 것이며,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자율성이 인정되는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정경희, 2011).

이러한 맥락에서 이제는 단순히 노화가 아니라 성공적 노화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에 대한 논의는 1986년 세계노년학회에서 처음 제기된 이래로, 학계에서는 다양한 연구모형과 하위 개념의 수정 및 보완을 통해 성공적 노화의 모형을 탐색하고 있으며,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에서는 이러한 학술적 논의를 토대로 다양하고 적절한 프로그램들을 개발·운영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노인들에게 보다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며(이홍직, 2010), 사회 전반적인 삶의 질도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지금은 100세 사회의 도래가 멀지 않았다. 100세 사회란 장수가 보편화되는 시대를 말하는 것으로, 새로운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을 만들어 모든 연령대의 사회구성원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애계획을 구상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는 개념이다(조희금 외, 2012). 따라서 100세 사회에서 화두는 보람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활기차고 준비된 장수사회를 목표로 하며, 모든 사람들이 보람과 품격을 갖춘 삶을 살 권리에서 출발하면서도 고비용 장수사회가 아닌 적정비용 장수사회를 지향한다(전홍택 외, 2011).

일반적으로 노화를 말할 때 사람들은 신체적인 변화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노화는 성인기를 통해 나타나는 우리 몸의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변화, 지적 능력과 정신 등의 심리학적 변화, 인식·기대·지위 등의 사회적 변화를 포함하는 넓은 의미를 지닌다(Atchley, 1994).

따라서 애칠리는 노화가 단일한 과정이 아니라 다양한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 속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언급하였다. 즉 노화과정에서 인간은 다양한 기술이나 능력 향상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삶의 지혜를 얻는다. 또한 이러한 긍정적인 과정 속에서도 신체가 노쇠해짐을 경험하거나 여러 가지 정신적 능력이 감퇴하는 것을 경험하기도 하며, 가까이 지냈던 주위 사람들과 죽음을 통해 헤어지게 되는 등 부정적인 경험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노인복지법」제2조에서는 노인을 후손의 양육과 국가 및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여 온 자로 규정하면서 존경받으며 건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아야 하는 존재, 능력에 따라 적당한 일에 종사하고 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하는 존재, 노령에 따르는 심신의 변화를 자각하여 항상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그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노화를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거나 노인의 존재를 사회의 지원을 받는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이제 노인이 지난 시절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능동적·적극적 존재로 인식되면서 100세 사회라는 맥락에서 노화도 재해석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 연령에 따른 노인에 대한 정의

 

일반적으로 노인이라고 할 때는 주로 연령으로 구분을 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자신이 태어날 때 간지(干支)가 60년마다 돌아오므로 만 60세 생일, 즉 환갑을 축하하는 문화가 있었다. 당시에는 평균수명이 짧았기 때문에 환갑을 맞이하는 것을 장수로 생각하였으며, 환갑 이후로는 살아 있는 조상으로 간주하였고 이러한 상황에서 환갑상의 경우 제사상과 동일한 양식으로 차렸다(박혜인·홍형옥, 2012).

그러나 오늘날 평균수명이 늘어 가면서 환갑을 노인의 시작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복지정책을 개발하고 향후 고령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데 기초자료가 되는 전국 규모의 노인실태조사에서도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고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그 외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농어촌 가사도우미, 노인의료복지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장애인 돌봄여행 등에서도 해당 조건의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고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그리고 노인돌봄 기본서비스, 노인돌봄 종합서비스, 독거노인보호강화 등의 제도에서는 만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고 해당 조건에 있는 사람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노인으로 보는 연령대는 높아지고 있으며, 65세 이상 노인층에서도 노인으로 인식하는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생활실태를 살펴본 ‘2011년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정경희 외, 2012), 노인이라고 보는 연령으로 70~74세를 언급한 경우가 전체 조사자의 59.1%로 가장 많았으며, 65~69세로 인식하는 경우는 12.9%에 불과하였다.

노인에 대한 정의는 크게 생활연령(chronological age)에 따른 정의, 생물학적 연령(biological age)에 따른 정의, 심리적 연령(psychological age)에 따른 정의, 사회적 연령(social age)에 따른 정의로 구분할 수 있다.

생활연령은 그야말로 주민등록증의 나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 생활연령이다. 많은 경우 이 생활연령에 근거해서 노인을 규정하고 노인 관련 제도의 각종 수급권이나 서비스 이용 자격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그러나 발달의 속도에서 개인차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 개인 내에서도 발달 영역별로 발달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생활연령을 노인을 구분하는 가장 적절한 기준으로 보기는 어렵다(정옥분, 2008).

생물학적 연령은 신체적 외모나 운동능력, 지적 능력 등을 기준으로 연령을 산정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건강연령이 이 생물학적 연령을 말하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 동창회를 하게 되면 실제 생활연령은 동일하지만 외모로 볼 때는 거의 10년 넘게 차이를 보이는 경우를 많이 경험한다. 이처럼 생물학적 연령은 규칙적인 식습관, 운동, 금연 등 생활양식만 바꾸어도 크게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심리적 연령은 한 개인의 심리적 성숙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환경의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해 나가며, 예기치 않은 생활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얼마나 잘 대처해 나가는지가 기준이 된다. 또한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이나 자신의 인생을 독립적으로 꾸려 나가는 능력도 심리적 연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흔히 말하는 ‘피터팬 신드롬’이나 ‘마마보이’ 같은 용어가 바로 이러한 심리적 연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정옥분, 2008). 실제 생활연령이나 생물학적 연령은 높으나 여전히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거나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데 미성숙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에는 심리적 연령이 낮다고 평가된다.

사회적 연령은 한 개인이 속한 사회에서 자신의 연령에 요구되는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회적 기대나 규범을 반영하는 나이이다(정옥분, 2008).

일반적으로 어떤 사회든지 결혼이나 출산, 은퇴 등 특정 시기에 요구되는 그 사회만의 보편적인 기대가 있다. 흔히 말하는 적령기 개념에는 사회적 연령이 반영되어 있다. 연령에 따라 분절되어 있거나 경직된 사회일수록 연령에 따른 사회적 역할로의 진입과 퇴장이 분명하며, 이러한 경직된 구조는 노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를 연령분절사회(age differentiated society)라고 한다. 반면, 연령통합사회(age integrated society)는 연령이 어떤 일이나 활동을 하는 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이와 함께 상이한 연령층 간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말한다(정경희, 2007).

오늘날 유년부양비와 노년부양비를 계산하는 개념, 즉 14세까지는 유년인구, 15~64세는 경제활동인구, 65세 이상은 노년인구로 구분하면서 통계치를 도출하는 모든 활동은 행정상의 편의를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연령분절적인 사회구성 원리를 보여 주는 근거가 된다.

■ 늙은이와 선배시민

 

지금까지 노인에 대한 개념을 살펴보았다. 이를 최종적으로 정리해보자. 노인을 지칭하는 용어는 늙은이(the elderly)와 선배시민(senior citizen)이 있다. 노인(older man)은 중립적인 개념인데 비해 늙은이는 노인네, 노친네 등 노인을 폄하하는 말이다. 노인의 또 다른 개념은 선배시민이 있다. 노인을 시민으로, 선배로서 인식하는 말이다.

 

선배시민은 공동체의 선배로서 지혜가 있고 후배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다. 공동체의 의미를 묻고 새로운 길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65세가 지나면 존경하고 우대한다는 뜻으로 선배시민(senior citizen)이라 부다. 8월 21일을 선배시민의 날로 정하고 후배시민들이 축하해준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선배시민의 사례를 만나보자. 먼저 기원전 5세기 경 고대 그리스의 선배시민이었던 소크라테스를 만나보자. 그는 71세에 지배세력의 미움을 사서 독배를 마셨지만 광장에서 지혜에 대한 사랑을 실천한 철학자였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공동체에 착 달라붙어 길과 방향을 묻는 등에라고 호명했다. 여기서 등에는 일종의 쇠파리(Hypoderma bovis)로서 인간이나 가축을 물어 흡혈을 하는 곤충이다. 소크라테스는 공동체를 위해 비판(critic)을 하는 선배시민의 모습을 등에의 역할로 비유하였다. 그는 공동체를 위해 아테네가 잘못할 때도 등에의 역할을 하지만 아테네가 잘 갈 때도 등에의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왜 아테네를 사랑하니까! 선배시민은 공동체를 사랑하기 때문에 등에로서 비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권력과 공동체가 성찰한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등에를 죽이면 아테네의 미래는 없다고 노익장을 과시한 선배시민이다. 권력에 미움을 받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때까지 자존감을 잃지 않고 공동체를 위한 비판과 토론을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선배시민은 미켈란젤로다. 그는 르네상스시대의 천재예술가로서 60대 후반에 최후의 심판을 그린 사람이다. 그는 당시의 통념과 반하는 그림을 그렸다. 성자와 성녀를 알몸으로 묘사하고, 중앙의 그리스도는 이제까지 흔히 그려졌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수염도 나지 않은 당당한 나체의 남성상으로 표현되어 있다. 당시의 지배층은 불경스럽다며 경악했고 그림을 바로 잡으라고 압박했다. 이에 미켈란젤로는 ‘지배자께 세상을 바로 잡으시라 전하게 그러면 그림 따위는 저절로 바로잡힐테니’라며 기개가 넘치게 응수했다. 마침내 1564년 1월 트리엔트공의회에서 "비속한 부분은 모두 가려져야 한다"는 칙령이 반포되어 나체에 덧그림이 그려졌다. 미켈란젤로는 비난과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예술의 자유를 주장한 예술가였다. 공동체를 억압하는 권력에 당당하게 대항한 선배시민이다.

세 번째 소개할 선배시민은 브라질의 교육 활동가 프레이리다. 프레이리는 전세계의 억압밥는 민중을 위한 교육과 실천을 강구한 사람이다. 그는 억압받는 사람들이 사회적 정치적 자각을 얻을 수 있도록 일생을 통해 문맹퇴치 교육에 힘쓴 사람이다. 그 결과 군사독재정권을 피해 오랫동안 망명생활을 해야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도 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고 낙관적으로 세상과 대면하였다. 그는 숙명론과 인식론적 호기심을 늙음과 젊음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제시했다.

“ 세상이 이 모양인 것은 어찌 달라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은 혐오스러우리 만큼 숙명론적 주장이다. 그 말은 행복이란 권력을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역사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열린 가능성이라고 단언한다. 내 나이 일흔 다섯이지만 나는 여전히 젊다고 느낀다. 젊음과 늙음을 가름하는 기준은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식을 탐구하는가에 달려있다”.

이상에서 보듯이 선배시민은 더 나은 인간과 공동체를 갈망하고 등에가 되고, 자유에 대한 억압에 저항했으며 인식론적 호기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비판적인 세상읽기를 시도했다.

지금까지 논의한 선배시민에 대해 최종적으로 정리해보자. 위의 소크라테스와 미켈란젤로, 프레이리의 사례에서 보듯이 선배시민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선배시민은 Know 인이다. 공동체의 갈 길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다.

둘째, 선배시민은 늙은 젊은이다. 공동체의 의미를 묻는 이다.

셋째, 선배시민은 후배시민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선배시민은 누구인가? 선배시민의 의미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3. 늘 그렇지 뭐! vs 늙은 젊은이

 

선배시민은 인식론, 존재론 그리고 가치론으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먼저 인식론적으로 노인은 늙은이와 선배시민으로 규정할 수 있다. 늙은이는 ‘늙은 늙은이’로서 ‘늘 그런이’고 선배시민은 늙은 젊은이로서 ‘저를 묻는이’다.

 

존재론적 규정

 

늙은이는 몸은 늙었는데 생각도 늙은 사람이고, 선배시민은 늙은 젊은이로서 몸은 늙었는데 생각은 젊은 사람이다. 늘 지적호기심을 가지고 공동체를 묻는이다. 복지국가를 만든 유럽의 선배시민들은 젊었을 때도 공동체에 대해 물었고, 지금도 후배시민들과 함께 토론하고, 학습하면서 공동체에 대해 묻고 있다.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 소규모 공부 모임은 일상의 중요한 부분이다. ‘스터디 서클(Study Circle)’로 통칭되는 각종 학습회가 해마다 수천 개씩 생겨나고, 성인의 절반 이상이 매년 한 가지 이상의 관련 서클에 참여한다. 자발적 공부 모임을 포함해 스터디 센터 강좌 등 비형식 교육에 참여하는 성인 인구의 비율이 스웨덴은 69%, 핀란드와 노르웨이는 51%에 달한다(중앙일보, 2013. 08.09).

 

 

수구적 존재와 공동체의 길을 내는 존재

 

한편, 인식론적으로 선배시민은 변화를 싫어하는 수구적 존재가 아니라 경험과 지혜가 풍부한 공동체의 길을 내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선배시민은 ‘Know 人’으로서 ‘사람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인식은 선배시민을 변화를 싫어하고 자신의 것을 지키려고만 하는 수구적 존재로 머물게 하지 않는다. 선배시민은 삶의 경험을 통해 얻은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혜가 있기 때문에 후배시민과 공동체를 살피고 더 나은 삶이되기 위한 길을 내는 존재가 된다. 이런 점에서 선배시민은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가 아니라 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라 할 수 있다.

 

호모 에코노미쿠스와 호모 폴리티쿠스

 

Homo economicus는 경제적 인간으로서 먹고사는 문제를 위해 돈을 버는데만 관심이 있는 사람을 뜻한다. 모든 것을 경제적 문제로 보는 사람으로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경제적 효용을 추구하려는 사람을 의미한다.

반면, 호모 폴리티쿠스(Homo politicus)는 경제를 포함하여 공동체를 염려하는 사람이다, 사적 이익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전체적 이익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을 말한다. 고대 희랍에

서 보듯이 자본주의가 도래하기 전까지 인간은 호모 폴리티쿠스였다. 시민들은 국가공동체의 운영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광장에서 토론을 하였다. 특히 선배시민은 적극적으로 아고라에 참여하였다. 우리나라의 조선 백관들도 대부분 선배시민이었다. 이들은 국가공동체 전체의 안위를 묻고 참여하였다.

이때 경제는 주로 농노가 책임지게 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되면서 경제문제가 공동체를 점령하여 온통 너와 나, 모두의 문제가 되고 만다. 즉, 먹고사는 문제가 핵심적인 원리가 되고, 돈이 있으면 돈을 더 많이 증식하는데 관심을 집중하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은 호모 에코노미쿠스로 전락했다.

 

호모 폴리티쿠스의 조건: 토론, 소통, 참여

 

그렇다면 자본주의 국가에서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어떻게 호모 폴리티쿠스가 될 수 있었을까? 선배시민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즉, 경제적 동물로서 시민의 문제에 대해 자각하고 선배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이것은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성찰하고 자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서유럽의 국가들은 엄격한 신분사회로써 출생에 따라 신분이 정해지고 삶의 수준이 정해지던 사회였다. 귀족은 누리고 평민은 억눌리는 삶을 숙명으로 여기던 사회였다. 그런데 이 신분제도는 시민혁명을 통해 변화를 일으켰다. 시민혁명은 신분질서 아래서 억압받던 사람들이 각성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숙명적인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나 ‘시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고 평등한 존재로서 자각하게 되었다. 물론 시민이라는 자각이 바로 평등한 지위를 갖게 해주지는 않았다. 시민이 명실상부한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사회가 보장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구의 선각자들은 수세기 동안 시민의 조건을 위해 연대하고 행동했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위기의 시기에 마침내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시민의 자각과 실천이 안정적인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었고,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선진국가의 노인들이 선배시민된 것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자각하고 실천한 선배시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배시민의 자각과 공동체적 실천이 후배시민의 삶을 다르게 만들었고 선배시민은 이제 그 열매를 당당히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지금도 선배시민으로서 호모 폴리티쿠스로서 묻고 실천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은퇴자협회 AARP 는 세계최대의 노인단체로서 노인권익 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 AARP는 초당파적인 입장을 지키고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다.

아일랜드와 독일에서도 선배시민은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로서 활동한다. 유럽의 선배시민은 호모 폴리티쿠스로서 자신의 삶에 영향을 주는 장에 참여하여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스웨덴에서는 지방정부에 ‘노인자문위원회’를 설치하여 노인복지정책의 개발과 수행과정에 선배시민이 참여하여 정치적 힘을 발휘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선배시민은 직접 정당을 결성하여 현실정치에 개입하기도 한다. 독일의 노인당은 ‘은발의 표범당이다. 노인들이 결성하여 노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정치의 장에 직접 뛰어들어 활동하고 있다. 은발의 표범당은 선배시민뿐 아니라 후배시민도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

 

4. 돌봄의 대상인가 vs 돌봄의 주체인가

 

존재론적 규정

 

한편, 존재론적 노인에 대해 선배시민을 살펴보자. 선배시민은 쓸모를 다한 잉여인간으로서 자식들이나 사회에 의존적인 무기력한 존재가 되는 것을 거부한다. 선배시민은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서 스스로를 돌보고, 후배시민을 돌볼뿐 아니라 사회를 돌보는 당당한 주체이길 원한다. 즉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돌봄의 주체’로 존재한다. 가족이나 사회의 ‘도움만 받는 존재’가 아니라, 삶의 경험과 지혜를 가지고 여전히 후배들과 사회에 ‘도움을 주는 존재’인 것이다. 특히 선배로서 후배들이 보다 나은 삶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를 위해서 선배시민은 후배시민과 함께 사는 사회를 살피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질문하고 상상하는 사람이다. 또한 행복한 나와 후배들 그리고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실천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이처럼 선배시민은 후배시민을 돌보고, 마을을 돌보는 사람이다. 더 나아가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과 구조의 변화를 위해 정치를 돌보고, 사회를 돌보면서 새로운 길을 내는 존재이다.

 

선배시민은 스스로를 돌보는 사람

 

선배시민은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 유엔은 노인을 위한 원칙으로 독립, 참여, 보호, 자아실현, 존엄의 5가지 원칙을 설정했다. 이를 지키기 위하여 자신과 다른 노인을 돌봐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핀란드의 실버요양조합 ‘로푸키리’를 들 수 있다. 이것은 ‘마지막 전력질주’라는 의미의 노인 주택 공동체로서 2006년 10명의 노인들이 설립하였고, 지금은 평균 나이 70세인 58가구 69명의 선배시민이 실버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여기서는 조합원들끼리 협동해서 노후의 삶을 안락하게 보내고 있다. 로푸키리협동조합은 노인이 자신을 돌보고 다른 노인을 돌보는 전형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노인이 서로 돌보는 모델로는 헬프에이지인터내셔널(Help Age International)이 있다. 이는 영국노인복지회의 지원으로 저소득 독거노인을 돕기 위한 단체이다. 현재 세계 60여국 90여 협력기관이 네트워크을 이루어 노인을 돕고 있다.

 

선배시민은 후배시민을 돌보는 사람

 

한편, 선배시민은 후배를 돌보는 사람이다. 선배시민은 시민 중에 선배로서 경험이나 나이가 앞선 사람으로 권위가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선배는 아직 미숙한 후배들을 넉넉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후배의 본보기인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선배시민으로 보면 노인의 지위나 역할은 매우 달라진다. 노인을 선배시민으로 인식한다면 노인은 매우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 그 중대표적인 것이 후배시민을 돌보는 일이다. 선배시민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돌보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다음의 사례는 영국의 선배시민 부부로서 선배시민의 위상과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소개할 사람은 영국의 로니와 로드리라는 선배시민이다. 그들은 나의 지인이 영국에서 공부할 때 만난 노부부이다. 나의 지인에게는 딸이 둘이 있다. 그 중 작은 딸은 두 살 때 안겨 영국에 갔고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 돌아왔다. 영국에서 7년을 산 것이다. 그래서 이 친구는 고향이 영국이라 생각한다. 그곳에 친구와 선생님, 지역주민 등 태어나서 만든 사회적 관계가 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가장 그리워한 사람이 로니와 오드리 부부였다. 그들은 어떻게 동양의 아이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마다하고 제일로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선배시민이었기 때문이다. 오드리는 지역의 어린이도서관에서 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하는 분이다. 이 아이는 오드리 할머니가 읽어주는 책을 보면서 말을 배웠다. 또한 로니는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이다. 로니는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문학가인 월터 스콧트를 알리는 일에 앞장선다. 로니는 월터 스코트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지식도 해박하여 전문가들이 찾아와서 배운다. 또한 탄광노동자 출신으로서 그는 탄광박물관에서 봉사를 하기도 한다.

나아가 부부는 밖에서도 후배시민을 돌보지만, 집안에서도 늘 지역의 아이들을 돌볼 채비가 되어있다. 그들은 자신의 집에 장난감 방을 꾸며 후배시민을 위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처럼 로니와 오드리는 후배시민을 돌보는 따스하고 지혜로운 선배시민이다.

이것이 그들이 한국에서 온 소녀에게 뽑힌 유일한 이유인 것이다. 소녀의 앨범에는 이런 편지가 있다.

 

제목: 안녕히 계세요. 또 만날 때까지 건강하세요.

할머니, 할아버지 7년 동안 한결 같이 좋은 친구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세요. 내년에 두분 팔순이 되면 편지 보내야지. 결심!

 

선배시민이 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선배가 잘살기 위해서는 후배들을 잘 키워야 한다. 그들의 성장은 한 사회를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 가는데 관건이기 때문다. 이를 위해 선배시민은 영국의 로니와 오드리 부부처럼, 후배시민을 돌보고, 지역을 돌보고 있는 것이다.

 

선배시민은 정치를 돌보는 사람이다.

 

한편, 선배시민은 정치를 돌보기도 한다. 위에서 예를 든 선배시민 자문단의 예처럼 유럽의 노인들은 노인관련 정책의 개발과 수행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정치를 돌보고 국가를 돌보고 있다.

선배시민이 스스로를 돌보고 후배와 지역 그리고 국가를 돌보는 주체이기 때문에 후배시민들은 그들을 존중하고, 선배로서의 위엄을 갖출 수 있는 조건을 지켜주는 것이다. 단적으로, 미국에서는 8월 21일을 ‘선배시민의 날’로 정하고 후배시민들이 축하해준다.

 

4. 분리이론 vs 권리이론

 

노인을 가치론적으로 규정할 때 분리이론과 권리이론으로 구분될 수 있다. 먼저 분리이론(disengagement theory은 노인에게는 사회, 신체, 심리적 측면에서 분리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분리이론은 노화와 관련된 이론중의 하나이다. 노인들이 왜 삶의 현장에서 벗어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Cumming & Henry(1961)가 처음으로 제창한 이론이다. 늙어가면서 사회와 노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서 노인들은 사회로부터 분리 혹은 은퇴한다는 것이다.

​분리이론은 성인노인들이 사회참여를 피하면서 각자 은둔상태로 지내게 된다는 가정을 내세운다. 이 이론의 가정은 노인이 되면 점진적으로 사회로부터 유리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회체계는 노인을 어떤 문제로 다루거나 사회로부터 분리시키는 제도적 과정을 통해 권력으로부터 멀리 분리시킨다. 이른바 사회에 의한 은퇴 분리되는 것이다. 자연히 노인들은 그들의 활동수준과 역할을 낮추고 더욱 수동적인 생활을 하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도 소홀해지고 자신의 내면적 삶속에 몰두하게 된다. 이런 상태는 곧 늙음의 사회적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고 사회적 역할에서 자아반응이 떨어지며 마음의 평정심을 잃게 된다는 점이 강조된다. 노인을 분리이론으로 이해하면 노인은 신체와 심리, 그리고 사회적으로 분리된 늙은이로서 돌봄의 대상이 된다.

반면, 노인의 가치를 규정할 때 권리이론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이 이론은 노인을 젊은 사람과 동떨어진 존재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은 ‘시민’으로 본다는 것이다. 시민이란 무엇인가? 시민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누려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시민은 세금납부나 국방의 의무 등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면서 연대를 통해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는 존재이다. 노인 역시 한 사회가 부여한 의무를 다해 왔기 때문에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는 선배시민인 것이다. 즉 선배시민은 책임을 다하고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는 공동체의 중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권리이론을 견지하는 시각은 노인을 배제된 존재가 아니라 선배시민으로 이해한다. 시민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의무와 책임을 갖는 존재이다. 때로 선배시민들은 권력이 후배들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한다면, 후배들을 위해 권력에 대항하기도 한다. 삶을 선배시민은 후배들과 공동체를 돌보는 주체로서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선배로서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가치론적으로 입장에서 보자면, 선배시민은 지혜로운 존재로서 의무와 책임을 가진 주체이다. 인식론적으로 끊임없이 공동체를 묻고 참여하는 주체이고, 존재론적으로는 자신과 후배 그리고 공동체를 돌보는 주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선배시민의 가치론적 의미는 공동체의 입장에 서서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권리를 주장했던 빅토르 위고나 복지를 자선이나 시혜가 아니라 권리로서 보장받기 위한 서유럽의 무수한 선배시민에게서 찾아 볼 수 있다.

 

■ 노인학대

 

인구의 고령화는 고령 독신여성의 증가, 만성질환노인의 증가, 치매노인의 증가 등 의존적인 노인의 증가를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가족주의는 노인의 자립성과는 관계없이 가족이 개인의 노후보장에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으며, 노인에 대한 사회적 제도가 미미한 것과 맞물려 가족의 부양부담을 증가시키고 있다. 또한 산업화·도시화의 급격한 진행은 노인공경사상의 약화, 핵가족화 등 전통적 가치관에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사회구조상의 변화는 노인을 부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그나마 의존적인 노인을 부양하고 있는 가족들이 부양 스트레스로 인해 노인을 방치, 유기하거나 신체적·정서적으로 위협하는 등 학대행위를 할 가능성도 높다.

 

1. 노인학대의 개념

 

노인학대가 사회문제로 이슈화되기 시작한 것은 1975년 영국에서 학대피해자 ‘매 맞는 할머니’가 소개된 이후였으며, 영국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 말부터 가족폭력의 범주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었다(Fulmer et al., 2004). 한국사회에서 노인학대에 대한 관심은 노인인구의 증가, 노인부양에 대한 인식 및 형태 변화, 가족구조 변화 등의 사회문화적 변화와 함께 2004년 개정된 「노인복지법」에서 노인학대를 법규화하고,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운영되면서 본격화되었다(이윤경·김미혜, 2008).

노인학대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대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학대(abuse), 방임(neglect), 착취(exploitation)를 포함해 노인학대를 설명하고 있다. 노인학대에 대한 국내외 학자들의 정의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라오와 코스버그(Lao & Kosberg, 1979)는 노인학대를 신체적·언어적·심리적·재정적 학대 또는 노인재산의 남용, 권리침해로 설명하였다. 세일렌드 등(Salend et al., 1984)은 노인학대를 65세 이상 노인에게 가족이나 친척 또는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신체적·심리적·물질적 고통이나 손해를 주는 모든 행위라고 정의하였다. 코미지스 등(Comijis, 1998)는 노인학대를 홀대(심리적·재정적·신체적)와 부당대우 및 방임으로 나누어 정의하였다. 구체적으로 첫째, 습관적으로 노인에게 언어적 모욕이나 협박을 가하면서 심리적 고통을 주는 심리적 홀대(psychological mistreatment) 또는 만성적 언어공격(chronic verbal aggression), 둘째, 노인에게 신체적으로 상처를 입히는 신체적 공격(physical aggression), 셋째, 노인의 재산을 남용하거나 물질적 홀대(financial or material mistreatment), 넷째,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도움을 노인에게 제공하지 않는 방임(neglect)으로 구분하였다.

국내학자들의 정의를 보면, 전길양·송현애(1997)는 홀대(mistreatment)의 개념을 사용하여 신체적 홀대, 심리적 홀대, 재정적 홀대, 적극적 개념의 방임인 유기로 분류하였다. 서윤(2000)은 신체적 학대, 언어적 학대를 포함한 정서적 학대, 재정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 및 자기방임으로 구분하였다. 「노인복지법」에서는 “노인학대라 함은 노인에 대하여 신체적·정신적·정서적·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노인학대란 노인 스스로 자기를 돌보지 않거나 노인의 부양이나 수발을 담당하고 있는 부양자가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노인에게 신체적·정서적·성적·재정적 손상을 가하거나 부양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인학대는 노인 스스로 자기를 돌보지 않는 자기방임을 포함해 노인의 부양이나 수발을 담당하고 있는 부양자가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노인에게 말을 함부로 하거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언어적·정서적 학대부터 구타와 폭력을 행사하는 신체적 학대 및 재산을 착취하는 재정적 학대, 그리고 성적인 학대로 정의할 수 있다.

 

2. 노인학대 실태와 증상

(1) 노인학대 실태

노인학대는 그 특성상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일부 이루어진 노인학대실태연구들을 살펴보면, 먼저 여성가족부(2008)의 전국가정폭력실태조사에서 노인학대 발생률은 6.0%로 아동이나 부부폭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나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잠재된 노인폭력은 더 심각할 것으로 생각된다.

보건복지부(2010)의 전국노인학대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학대경험률은 13.8%이며, 농어촌·여자·무배우자 노인, 연령이 높을수록, 교육 및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기능상태가 나쁠수록 노인학대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학대의 약 1/3은 10년 이상 지속되고, 학대피해노인의 대부분이 우울(75.9%), 자신에 대한 실망과 무력감(73.7%), 불안(51.6%), 신체화 증후군(56.4%)등 다양한 학대 후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9년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접수된 노인학대 사례는 2,674건으로 2007년도에 비해 12.9% 증가하였다(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 2010). 학대유형에 따른 노인들의 학대경험 정도를 살펴본 결과로는(서인균·고민석, 2011) 정서적 학대가 15.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경제적 학대 7.7%, 신체적 학대 6.2%, 방임 4.5%, 성폭력 1.5%, 유기 1.3% 순으로 나타났다.

(2) 노인학대에 따른 증상

노인학대는 노인의 신체적·정서적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학대에 자주 노출되면 스트레스와 우울 정도가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서인균, 2010).

학대의 특성을 심리적 피해영역 차원에서 파악한 이연호(2002)의 연구에서는 학대피해 노인 중 91.2%가 수면장애를 경험하고, 58.8%가 섭식장애를 겪고 있으며, 우울 및 불안을 겪어 그중 48%는 자살욕구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학대피해 노인의 대응양상에 대한 결과로는, 대부분의 노인학대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은 매우 낮으며, 대부분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거나 주변 사람에게 신세 한탄등을 할 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65.7%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고, 가족이나 이웃에게 하는 신세 한탄이 27.6%, 가족이나 이웃에게 하는 도움 요청이 4.0%, 노인보호전문기관이나 경찰서 등에 신고한 비율은 2.5%에 불과하였다. 정서적 학대의 경우 신고비율이 0.8%로 매우 낮은 반면, 신체적 학대 11.1%, 경제적 학대는 9.1%가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대받고 난 후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는 이유는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지 몰라서가 3.0%, 나의 개인적인 일이기 때문에 42.5%,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21.7%, 자녀에게 피해가 갈까 봐서가 10.6%, 도움을 청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어서가 22.1%였다.

 

<표 4-3> 노인학대 선별도구 항목

영역 학대 항목

정서적 학대(7)

1. 가족이나 보호자가 나와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말을 걸어도 무시한다.

2. 가족이나 보호자가 나에게 욕을 하거나 화를 낸다.

3. 가족이나 보호자가 나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 싫다는 행동이나 말을 한다.

4. 가족이나 보호자가 가족·친지·이웃과의 만남 또는 사회활동 참여를 방해한 적이 있다.

5. 가족이나 보호자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게 하는 말을 한 적이 있다.

6. 가족이나 보호자가 원하는 것을 해 주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한 적이 있다.

7. 가족이나 보호자가 물건이나 흉기로 위협한 적이 있다.

경제적 학대(4)

8. 다른 사람이 내 돈이나 재산 등을 허락 없이 사용하거나 빼앗아 간 적이 있다.

9. 금전적인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아 내가 경제적 손해를 본 적이 있다.

10. 내 명의의 은행 대출서류, 유언장, 계약서 등이 거짓으로 작성되거나 강제로 서명한 적이 있다.

11. 다른 사람이 내 돈이나 재산관리를 마음대로 못하게 한 적이 있다.

신체적학대(9)

12. 나를 꼬집거나 물거나 머리채 등을 잡아당긴 적이 있다.

13. 나를 밀치거나 넘어뜨린 적이 있다.

14. 발이나 주먹으로 나를 때린 적이 있다.

15. 물건, 흉기 등으로 나를 폭행한 적이 있다.

16. 다른 사람이 내 목을 조른 적이 있다.

17. 나를 가두거나 집으로 못 들어오게 하거나 집 밖으로 못 나가게 한 적이 있다.

18. 나의 손발이나 몸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적이 있다.

19. 나에게 불필요한 약을 먹이거나 주사를 놓은 적이 있다.

20. 내가 할 수 없거나 원하지 않는 노동을 하게 한 적이 있다.

성적학대(2)

21. 가족이나 보호자가 나의 성적 신체부위를 노출시켜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다.

22. 나는 성희롱, 성추행과 같은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

방임(4)

23. 혼자서는 식사, 집안일 등 일상생활이 어려운데도 가족이나 보호자가 도와주지 않는다.

24.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위험하거나 적절한 설비가 없는데도 가족이나 보호자가 조치를 해주지 않는다.

25. 생계유지가 어려운데도 가족이나 보호자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

26. 치료가 필요한데도 가족이나 보호자가 의료조치를 해 주지 않는다.

유기(2)

27. 가족이나 보호자가 나를 버린 적이 있다.

28. 가족이나 보호자 중 누구와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출처: 보건복지부(2010). 「전국노인학대 실태조사」.

 

한편, 학대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요인들에 대해 아네츠버거 등(Anetzberger et al., 1997)은 심리적 피해, 행동적 피해, 사회적 피해 등 세 가지 피해영역으로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심리적 피해영역은 수면장애, 섭식장애, 두통 등의 신체적 피해영역과 부인, 공포, 두려움, 불안, 당황, 자기비난, 절망, 해리증상 등을 포함한다. 행동적 피해영역은 착각, 분노, 자살충동, 무력감, 대처능력의 감소 등을 포함하고, 사회적 피해영역의 경우 사회적 접촉의 감소, 폭력행동, 의존, 철회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노화에 따른 신체·심리·사회적 기능이 저하되고 있는 노인들은 학대에 대처하기 어렵고 심한 상해를 입기 쉬우며, 학대를 경험하였을 때 정신적 충격이 증폭되어 회복 또한 어려워진다.

 

3. 노인학대 이론 및 행위자 특성

 

노인학대를 설명하는 이론들을 살펴보면 노인학대가 왜 발생하는지 그 원인을 보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노인학대의 발생원인을 이론들을 통해 고찰해 보고 아울러 노인학대 행위자의 특성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1) 노인학대 이론

1) 상황 모델(situational model)

노인의 의존성이 증가하여 보호자에게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학대를 발생시킨다고 보는 입장이다. 노인의 부양은 매우 힘들고 많은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작업이므로 많은 학자들이 노인학대와 방임의 경우를 설명할 때 이 이론을 지지하고 있다(김선희 외, 2005). 학대와 연관된 상황적 변수인 노인의 특성으로 신체·감정적인 의존성, 건강상태의 악화, 정신상태의 손상, 다루기 어려운 성격 등을 들 수 있고 구조적 요인으로 감정적 긴장, 사회적 고립과 환경적인 문제들이 있으며, 부양자의 특성으로 삶의 위기, 부양으로 인한 피로감과 소진을 들 수 있다(민무숙, 1995).

2) 교환이론(exchange theory)

교환이론은 학대발생 상황을 권력관계 구조의 측면에서 접근하는 시각이다. 보상과 비용의 비가 적정한 균형을 이룰 때 긴장과 갈등 없이 계속 유지되며, 그렇지 않을 때 관계가 해체되거나 갈등상황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본다. 따라서 교환론적 관점에서는 노인학대를 ‘보상과 비용의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지는 교환관계에 대한 기대,’ 즉 상호성의 규범(norm of reciprocity)이 깨어진 것에 대한 일종의 부정적인 반응이 신체적 학대와 같은 적극적 학대로 나타날 수 있고, 그 관계를 회피하는 경우 이는 노인에 대한 방임이라는 형태의 학대로 나타난다(김선희 외, 2005).

이 이론에 따르면 부양자가 자신이 부당하게 행동함으로써 노인과의 관계에서 잃을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할 때 발생할 수 있다. 노인과 전 생애에 걸쳐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연대감을 갖고 있는 자녀와 배우자로부터의 학대보다는 기타 부양자에 의해서 발생하는 학대를 설명하는 데 설득력이 있는 이론이다.

3) 상호작용론(symbolic interaction theory)

인간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자신에 대한 의미를 주체적으로 해석하여 나름대로 상황을 규정한 후 자신과의 내면적 상호작용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반응양식을 결정한다(박재흥, 1991). 이 이론에 따르면 노인과 수발하는 자녀 사이의 태도, 행위, 상호작용을 관찰하면 모든 수발자가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수발수준이 자동적으로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며 이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이러한 입장은 노인에 대한 행동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변하는 것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의미의 구성을 부각시킴으로써 학대를 인지하거나 대안을 찾는 데 개인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4) 사회구조론(social construction theory)

이 이론은 연령에 기초한 편견 자체가 노화과정의 자연스러운 산물이라기보다는 한 사회의 분업체계와 사회적 불평등구조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강제적인 은퇴와 빈곤, 가정 및 지역사회에서의 제한된 역할들로부터 노인들의 구조화된 의존성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학대는 노인들이 사회에서 무시되는 것에서 발생하는 것이며, 노인들을 위한 보건의료 및 지지 서비스가 이러한 가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거대한 사회와 경제적 경향에 의해서 산출된 의존성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5) 생태학적 관점(ecological framework)

생태학적 관점은 인간의 행동을 개인, 가족 및 사회환경 체계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하려는 체계론적 관점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브론펜브레너(Bronfenbrenner)는 인간발달의 생태환경을 미시체계, 중간체계, 외체계, 거시체계로 분류하였다. 이 이론을 토대로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노인학대와 관련된 미시체계적 요인으로 대표적인 것이 성별, 연령, 교육수준인데 여성노인, 고령노인, 교육수준이 낮은 노인들이 학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였다. 중간체계적 요인에서는 부양책임을 지니는 자녀, 접촉빈도가 높은 자녀에 의한 학대가 많고, 노인이 부양기대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 학대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시체계적 요인으로는 노인을 존중하지 않는 문화, 노인에 대한 부정적 스테레오 타입이 일반화되어 있는 사회에서 노인학대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선희 외, 2005).

(2) 노인학대 행위자의 특성

노인학대 행위자는 배우자가 23.4%, 자녀와 자녀의 배우자가 71.9%로 나타났다. 자녀와 자녀의 배우자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동거자녀가 14.8%, 동거자녀의 배우자가 7.7%, 비동거자녀가 35.8%, 비동거자녀배우자가 13.6%로 비동거자녀에 의한 학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유형별로는 신체적 학대에서는 ‘배우자’가, 정서적·경제적 학대, 방임 및 유기에서는 ‘자녀 및 그 배우자’가 주 학대행위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대행위자의 56.3%가 남자이며, 40대 이상 82.0%, 중학교 졸업 이하 78.4%, 보통 이하의 생활수준 83.8%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 2010).

한편, 노인학대 원인에 대한 분석에서는(보건복지부, 2010) 노인의 50.1%가 노인 개인적인 원인을, 20.3%가 학대행위자의 개인적인 원인을 학대발생의 원인으로 지적하였다. 피해자와 행위자의 갈등관계라는 응답은 15.9%,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이라는 응답도 11.0%로 나타났다. 또한 본인이 학대받은 이유로 실직, 경제적 어려움·건강상 문제와 같은 행위자의 나쁜 상황(41.2%)을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으며, 가족 내 갈등(11.5%), 노인의 낮은 경제상태(17.0%), 건강상태(9.2%) 등을 언급하였다. 또한 노인학대의 원인으로 일반국민의 43.1%가 피해노인과 행위자의 갈등관계를 학대발생의 원인으로 꼽고 있으며, 26.6%가 노인복지서비스의 부족을 지적하였다. 전문가들은 69.0%가 피해노인과 행위자의 갈등관계를, 10.9%가 노인복지서비스의 부족을 학대발생의 원인으로 지적하였다.

 

4. 노인학대에 대한 개입 현황 및 개선방안

 

노인학대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발생하므로 다차원적인 측면에서 문제를 조명하고 원인을 파악해서 종합적인 개입과 대책을 강구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여기에서는 현행 관련 법률 및 서비스 현황을 파악해 보고 노인학대 근절을 위한 개선방안을 함께 모색해 본다.

 

(1) 법적·서비스적 개입 현황

노인학대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004년 개정된 「노인복지법」은 노인학대를 제도적으로 방지하고 학대받는 노인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노인복지법을 개정을 통해 노인학대 처벌조항에 따른 엄격한 처벌조치와 일시보호시설인 노인전문보호시설과 24시간 상시상담이 가능한 상담전화를 설치하도록 하였다. 이 외에도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1997년 제정 및 1998년 7월부터 시행되었다. 이 법의 제정을 통해 가정구성원 간의 폭력이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님을 제도적으로 명백히 규정하였으며 노인폭력에 대하여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과 예방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실행과 더불어 시설복지 이용노인들이 증가하면서 시설이용 노인의 인권침해 요소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어 정부는 시설생활 노인의 인권보호 및 안전관리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여 43개 항목의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노인학대 예방 및 학대사례 처리절차를 규정하였다. 한편 노인학대 예방을 위해 노인복지시설 등의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노인보호전문기관을 설치하여 학대피해노인 보호조치를 적극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2) 개선방안

첫째, 노인학대에 대한 연속적·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대중매체를 통한 홍보 및 대상별 맞춤형 노인학대예방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 또한 노인학대의 조기발견을 위해 지역실정을 잘 아는 단체의 관심 제고를 통한 상시 관찰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학대피해노인을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전용 보호시설 개설이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전문성 제고 등을 통한 적극적 인 학대사례 개입 및 사후관리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즉 노인복지관, 119, 정신보건센터, 알코올상담센터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체계 구축을 통한 노인학대 대응력이 제고되어야 한다.

셋째, 정책적 개입의 법적 기반을 공고화해야 한다. 즉 신고의무자의 신고의무 강화 및 노인학대예방교육 의무화, 노인신체 상해자에 대한 벌칙 강화가 필요하다.

 

■ 노인돌봄

 

 

 

 

 

 

 

2-1 노화의 개념

 

노화는 라틴어 ‘aetas’에서 기원된 말로, 늙게 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따라서 노화는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생식력의 감퇴와 사망률의 증가가 동반되는 진행성의 기능상실로 정의할 수 있다(전진숙, 2007). 그러나 노화는 질병과는 다르다.

스트렐러(Strehler, 1977)가 제시한 생물학적 노화의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생물학적 노화는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질병은 어떤 특정 개인에게 일어나는 현상이나 노화는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둘째, 생물학적 노화의 주원인은 신체 내적인 데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외적 요인 때문에 신체적 변화가 생기기도 하지만, 신체 외적인 요인에서 발발하는 변화는 노화현상이라고 하지 않는다. 셋째, 생물학적 노화는 신체적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종국에는 생명을 잃게 한다. 넷째, 생물학적 노화는 점진적으로 일어난다. 즉 어떤 신체의 기능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상실되는 것이다.

이처럼 노인이 되는 특정 계기로 과반수의 사람들이 기력의 쇠퇴라고 응답한 연구결과(이기숙, 1977)처럼, 노화과정은 사람들의 기력이 쇠퇴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진행됨을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PAH(Programme on Aging and Health)에서는 1995년에 캐나다 보건부(Ministry of Health)에서 노화를 정의한 것을 적용하여, 적극적 노화(active aging)를 기대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평생 신체적·사회적·정신적 안녕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과정으로 정의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이러한 개념을 충족시키는 요소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았으며, 사용되고 있는 용어도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 생산적 노화(productive aging), 잘 늙기(aging well), 긍정적 노화(positive aging) 등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Vaillant, 2007).

해리슨(Harrison, 2006)은 건강한 노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수명이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며(health independent), 이와 함께 정서적 안녕(emotional wellbeing)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오키나와의 100세 노인을 분석한 윌콕스 등(Wilcox et al., 2007)은 우아하게 늙기 위해서는 신체·감각·인지 기능이 90대 내내 높은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성숙한 노화 태도와 성공적 노화 및 심리사회적 성숙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안정신·정영숙·서수균, 2013)에 따르면, 노화에 대해 성숙한 태도를 보일수록 일상생활에서 하는 동작도 잘 수행하며, 인지기능도 높고, 질환 수도 적으며 사회활동도 더 많이 하고 삶의 만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성숙한 노화에 대한 태도를 자식에게 누(累)가 되지 않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태도 등으로 측정하였는데, 이러한 성숙한 노화 태도를 보이는 경우 자아통합감도 높고, 초월성도 높으며, 지혜도 높게 나타났다.

 

2.2. 성공적 노화

 

성공적 노화에 대한 연구는 서구 문화권에서 시작되었으나 우리나라 학계에서도 노화와 관련해서 많이 다루어 온 주제이다. 성공적 노화에 대한 초기 접근은 주로 신체적 활동 및 정신적 건강과 관련한 연구와 심리사회적 적응에 대한 연구로 양분화되어 진행되다가 최근에는 이 두 측면을 통합한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성공적 노화에 대한 통합적 접근은 다학제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 중 발테스와 발테스(Baltes & Baltes, 1990)의 보상을 수반한 선택적 최적화 모델과 로웨와 칸(Rowe & Kahn, 1998)의 성공적 노화 모델이 대표적이다(장휘숙, 2006).

발테스와 발테스(1990)는 성공적 노화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노년기에 경험하는 상실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결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개인과 환경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 과정으로 정의하였다. 이에 반해 로웨와 칸(1998)은 활동이론에 입각하여 질병과 장애가 없고 인지적 기능과 신체적 기능을 유지하며, 적극적으로 삶에 참여하는 것을 성공적 노화로 보았다(안정신 외, 2011).

하지만 이들 모델은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안녕이나 사회활동 등 개인주의적 가치 중심의 요소들만을 고려하고 있어, 개인주의적 가치관을 가진 서구 노인들의 노화를 설명하는 모델로는 적절하지만, 서구와 달리 집단주의적 가치관을 지닌 우리나라 노인들에게는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안정신 등(2011)은 이들 모델들이 한국 노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족관계 부분 등은 포함하지 않는 등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진다고 비판하였다. 정영숙(2011) 역시 한국사회에서 잘 늙어 간다는 것은 개인의 안녕과 행복을 넘어서 주변의 가족과 젊은 세대에 대한 배려를 강조한 성숙한 노화(psycho-socially matured aging)라고 제안하면서, 기존의 성공적 노화는 개인의 행복에만 초점을 두기 때문에 주변인들과의 관계나 사회적 과업 등은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가진다고 지적하였다.

이처럼 인간이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노화의 개념 정의 역시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해야 함을 알 수 있다.

 

2.3. 노화 관련 이론

 

앞서 노화현상은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인식된다는 설명을 하였다. 이뿐 아니라 노화와 관련된 사회적 현상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는 이론도 그만큼 다양하다.

노화 관련 이론을 분류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노화 관련 이론을 1세대 이론, 2세대 이론, 3세대 이론으로 분류한 것으로, 1세대 이론은 주로 개인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어 이론을 구성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세대 이론은 사회구조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3세대 이론은 1세대 이론에서 강조한 개인적 요소와 2세대 이론의 관심사인 사회구조적인 측면을 통합하려는 의도에서 나타난 종합이론으로서 개인과 사회구조와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탐색하는 이론들이라고 할 수 있다(유성호 외, 2002).

둘째, 노화 관련 이론을 사회학의 이론적 관점인 구조기능주의, 갈등론, 상징적 상호작용론, 교환이론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앞서 언급한 1세대 이론은 구조기능주의와 상징적 상호작용론에 기초하고 있고, 2세대 이론은 구조기능주의, 3세대 이론에는 상징적 상호작용론, 갈등이론, 교환이론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유성호 외, 2002).

셋째, 노화 관련 이론을 미시적 노화이론과 거시적 노화이론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미시적 노화이론은 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강조하는 이론들이 포함되며, 거시적 노화이론에는 사회제도, 사회체계, 전체 사회에 초점을 두는 이론들이 포함된다(Novak, 2006).

이 장에서는 미시 및 거시 분류체계에 따라 노화현상과 관련된 중요한 요인들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미시적 노화이론

(1) 활동이론

활동이론(activity theory)은 해비거스트 등(Cavan, Burgess, Havighurst, & Goldhammer, 1949; Havighurst & Albrecht, 1953)에 의해 최초로 제창되었다. 캔자스 시 성인연구결과를 토대로 하여 해비거스트 등 (1968)은 기본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정도와 노인의 생활만족도는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즉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노인의 심리적 만족도와 생활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건강상의 변화를 제외하고는 노인 역시 근본적으로 중년기와 다름없는 심리적·사회적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이후 레먼 등(Lemon et al., 1972)은 상징적 상호작용주의적 관점에 입각하여 활동이론을 정교화된 이론으로 공식화시켰다. 즉 활동은 개인의 자아개념을 재확인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하여, 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역할에 대한 지지가 이루어지고 이는 곧 긍정적 자아개념으로 연결되면서 생활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최성재·장인협, 2010에서 재인용).

활동이론은 생산성과 노동의 가치를 강조하는 미국사회에서 크게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활동이론은 인성, 사회경제적 지위, 생활방식 등과 같은 노인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활동과 생활만족도 간의 상관관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간과(Hooyman & Kiyak, 2008)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문화권에도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남기민, 2011).

(2) 은퇴이론

은퇴이론(disengagement theory)은 커밍과 헨리(Cumming & Henry, 1961)가 제시한 이론이다. 이들은 노인은 점차 자기 자신에게 몰두해야 한다고 보며, 사회로부터의 은퇴는 의무적이고 수직적 관계인 직장으로부터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동년배 친구관계로 이동하게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노년기에 이르러서는 중년기에 수행했던 다양한 역할로부터 분리되고 일상생활에서 하는 활동수준을 줄이는 것이 정상이며, 궁극적으로 이러한 은퇴가 노인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은퇴이론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 은퇴이론에서는 은퇴를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모든 사회에서 은퇴는 기능적이고 보편적이라고 보지만, 모든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은퇴를 바라는 것은 아니며, 모든 노인이 늙고 병들어 활동력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노인이 은퇴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이라는 주장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한국노년학회 편, 2002). 또한 지금처럼 출산율이 낮고 평균수명은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노인의 은퇴가 꼭 노인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도 가정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3) 연속이론

연속이론(continuity theory)은 활동이론이나 은퇴이론과는 달리 개인의 삶에서 지속성을 중요시한다. 연속이론에 의하면 개인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잃어버린 역할을 비슷한 형태의 역할로 대체하고, 전형적인 환경적응 방식을 유지하면서 일관된 행동패턴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사람은 연령이 증가한다고 해서 극적으로 변하지 않으며, 질병에 의해 바뀌지 않는 한 성격도 전 생애를 통해 비슷하게 지속된다는 것이다(남기민, 2011). 그리고 생활만족도는 사람이 일생 동안 경험한 것과 현재 하는 활동이나 생활방식이 유사할 때 더 높다는 것이다(Hooyman & Kiyak, 2008).

기본적으로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젊었을 때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며 오히려 이러한 성격특성이 나이가 들수록 더 분명해진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연속이론은 활동이론이나 은퇴이론보다 개인의 성향에 기초해서 노화를 잘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론은 노화를 개인의 성향에 근거해서 설명하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작업이 쉽지 않으며, 기본적으로 분석의 단위를 개인으로 두기 때문에 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구조적 특성을 간과한다는 한계를 지적받고 있다(Hooyman & Kiyak, 2008).

(4) 교환이론

교환이론(exchange theory)은 공리주의 경제학이론과 행동주의이론에 근거한 이론으로,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보상을 최대화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즉 어떤 사회적 행동이 일어나려면 비용보다 보상이 더 커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용보다 보상이 더 큰 상황에서는 교환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고 관계가 지속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교환을 회피하게 되며, 관계의 단절도 야기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환할 수 있는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지배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된다.

교환이론을 처음으로 노인의 지위에 적용하여 조사한 마틴(Martin, 1971; 최성재, 1985에서 재인용)에 따르면, 돈이나 기타의 사회적 자원을 가진 노인은 가족이나 친척들 앞에서 권력을 행사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소외되거나 의존적인 지위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보며, 이것이 노인문제의 바탕이 된다고 본다.

교환이론은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을 명확하게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으며, 노인뿐만 아니라 부부관계 등 다양한 관계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이론에서 말하는 인간은 합리적이고 이윤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전제에 대해서 문제가 제기되면서 한편에서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5) 사회적 와해이론

사회적 와해증상(social breakdown syndrome)이란 심리적으로 허약한 개인이 주변 환경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자아개념에 영향을 받으면서 갖게 되는 부정적인 환류의 증상을 의미한다(남기민, 2011). 따라서 사회적 와해이론은 사회적 또는 심리적인 면에서 문제가 있는 노인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규정된 부정적인 인식이 환류작용을 하면서 노인이 그러한 부정적인 틀 속에 갇혀 버리게 되며, 이로 인해 노인의 사회적 관계와 활동이 더욱 어렵게 된다는 이론이다(Kuypers & Bengston, 1973: 최성재·장인협, 2010에서 재인용).

이러한 사회적 와해이론은 낙인이론의 연장으로, 이미 역할상실 또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자아개념이 손상되어 있는 노인이 주변의 사람들에 의해 의존적인 존재로 낙인이 찍히면 이러한 낙인이 노인에게도 영향을 미쳐, 노인 스스로도 자신을 무능력한 사람으로 인식하면서 정상적인 사회관계나 역할이 와해된다는 것이다(남기민, 2011). 고령화사회의 노인 이미지를 분석한 연구(김선영, 2007)에 따르면, 고령화사회가 이미 진행된 이 시점에서도 노인을 건강하지 못하고, 품위 없고,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로 정형화시키고 있으며, 사회 안에서 부양을 받아야 하는 부담스러운 존재로 그리고 있는 등 노인차별주의(ageism)가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사회적 와해이론은 노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이 어떻게 노인 개개인의 관계와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지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이 이론은 노인들을 차별대우하는 사회구조적인 측면보다는 사회심리적 과정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과 더불어, 사회적 와해증상 및 사회적 재건증상과 같은 추상적 개념과 부정적인 환류과정을 어떻게 경험적으로 검증하느냐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6) 사회구성주의이론

사회구성주의이론(social constructionist theory)은 사회적 현상이나 의식이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발전되어 오는지를 설명하는 사회학적 이론이다(위키백과). 이 이론에서는 사람들이 살아 가고 있는 사회적 현실(social reality)은 사회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사회구성주의자들은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적 현실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이러한 경험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며 해석하는지 그 과정에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화를 연구하는 사회구성주의자들은 연령이 갖는 사회적 의미가 어떻게 담론화되는가에 주목한다. 즉 우리가 갖고 있는 노화에 대한 부정적·획일적 개념을 해체하면서 노인 자신의 지위나 위치가 어떻게 노년기를 만들어가는지에 관심을 둔다.

사회구성주의이론은 노인들이 수동적인 객체가 아니라 사회적 세계의 구성에 참여하는 적극적 주체이며, 개인과 개인을 둘러싼 미시적 체계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노인의 사회적 관계를 규명하고 의미를 찾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이론은 미시사회적 과정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사회구조적 요인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남기민, 2011).

(7) 제3기 인생론

영국의 인구학자 래슬릿(Laslett, 1989)은 은퇴 후 기간을 쇠퇴의 시기가 아닌 자기성숙과 발달의 시기로 규정하면서 인생을 크게 네 단계로 구분하였다. 제1기 인생은 0세에서 대학을 졸업하는 24~25세까지의 시기로, 학습과 준비의 시기로 보았다. 즉 출생부터 직업을 얻기 위해 학습을 끝내는 시기를 말한다. 제2기 인생은 대체로 25세에서 60~65세까지의 시기로, 취업을 해서 경제적으로 독립하여 결혼하고, 가정과 직장에 대한 의무를 다하며 퇴직할 때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제3기 인생은 60~65세에서 75~80세까지로 건강을 잘 유지해 온 사람들에게는 80대, 90대까지도 해당될 수 있는데, 이 시기는 은퇴와 함께 사회적 책임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지면서 자기성취(personal achievement)를 할 수 있는 시기이다. 제4기 인생은 제3기 인생을 지나 신체적·정신적으로 약해지면서 다른 사람에게 의존성이 증가하고 죽음에 이르는 시기이다.

래슬릿은 인생의 네 단계 중 노년기에 해당하는 단계는 제3기 인생과 제4기 인생이지만 제4기 인생은 개인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의존의 시기이므로 그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제3기 인생에서 자신의 적성을 잘 파악하고 원하는 삶을 계획하여 성공적으로 노후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3기 인생론에서 강조하고 있다(남기민, 2011에서 재인용). 100세 사회 가족생활 재설계 및 가족돌봄 지원방안을 살펴본 연구(조희금 외, 2012)에 따르면, 서울 및 경기도에 거주하는 50, 60대는 지금부터 20년 이내(30.63%)나 25년 이내(27.25%)에 다른 사람의 돌봄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하였으며, 80대에 접어들면 자기돌봄이 어려워져서 타인으로부터 돌봄이 필요해진다고 하였다.

제3기 인생론은 노년기를 인생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 덤으로 사는 삶의 기간으로 인식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기성취의 시기로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이론으로서 의의가 크다. 그러나 다분히 철학적이고 가치지향적이며 경험적인 검증이 약한 편이어서 앞으로 이 이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남기민, 2011).

 

2. 거시적 노화이론

(1) 현대화이론

현대화이론(modernization theory)을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는 카우길과 홈스(Cowgill & Holmes, 1972; 1986)로, 이들은 현대화가 노인의 지위를 하락시키며, 현대화의 정도가 높을수록 노인의 지위는 더 낮아지고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고 예측하고 있다(남기민, 2011). 즉 산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전통사회에서는 노인의 지혜가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되었기 때문에 노인의 지위는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이전에 노인이 가졌던 지식은 변하는 사회에 맞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 전반적으로 전통사회의 지역공동체, 혈연공동체가 붕괴되면서 도시화가 나타났으며, 이러한 가운데 사회는 전통을 존중하기보다 능률 위주의 사회로 재편되었기 때문에 노인의 지위는 하락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화이론은 현재 발생하는 노인문제들, 예를 들면 돌봄문제, 빈곤문제 등의 원인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장점이 있다. 그러나 노인을 단일 범주의 집단으로 보며, 획일적으로 지위가 낮고 역할을 상실한 존재로 설명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노인집단은 다른 어떤 집단보다 코호트 내 차이가 크기 때문에 노인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2) 연령계층이론

연령계층이론(age stratification theory)을 주장한 대표적인 학자는 라일리와 포너(Riley & Foner, 1968)이다. 연령계층이론은 연령과 사회구조 간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사회가 계층, 젠더, 인종, 민족 등에 의해 계층화되어 있는 것처럼, 모든 사회에는 청년, 중년, 노년 등 연령에 따라 사람들이 범주화되거나 계층화되어 있다는 것이다(Hooyman & Kiyak, 2008).

이처럼 연령계층이론에서는 동일한 연령층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유사한 시대적인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이들 간에는 유사한 가치관이나 태도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연령이 어떤 활동을 하는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사회는 연령분절사회(age differen tiated society)라고 하며, 그렇지 않고 다양한 연령층 간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는 연령통합사회(age integrated society)라고 한다.

오늘날에는 연령통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연령통합은 생애주기의 유연화를 강조하면서 특정 삶의 단계에서는 특정 활동을 해야 하는 삶, 즉 콜리(Kohl, 1986)가 말하는 삶의 연대기화(chronologization)나 생애주기의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 of life course)와 같은 현상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준다. 따라서 어떤 특정 시점에 교육을 받아야 하고 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균형 있게 교육, 노동, 여가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하면서 자율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삶을 영위하게 된다는 것이다(정경희, 2007).

이처럼 연령계층이론은 특정 연령층에 대한 부정적 관점이나 고정관념을 갖는 연령차별주의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는 데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연령이 인종과 젠더 등과 같이 사회를 계층화하는 요인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남기민, 2010).

(3) 생애과정이론

생애과정이론(life course theory)은 인간이 태어나서 성장하는 동안 경험하는 여러 단계의 생애과정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노화 및 노화의 의미가 시간, 기간, 동년배집단, 역사, 문화, 사회구조상의 위치에 따라 어떻게 달리 형성되는가를 설명해 준다(Bengston et al., 1997).

이처럼 생애과정이론은 연령계층이론에 기반을 두고서 인간의 발달을 전 생애에 걸쳐 파악하였으며, 이때 경험하는 개인적인 사건뿐만 아니라 사회적 사건도 함께 파악하면서, 한 인간의 생애는 이 둘의 상호작용의 결과임을 보여 주고자 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애과정의 상황적·역사적·문화적·사회구조적 맥락의 변수들을 어떻게 포함시켜 이론적 검증을 할 것인지가 가장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남기민, 2010).

(4) 비판이론

비판이론(critical theory)은 프랑크푸르트(Frankfurt)학파의 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전개한 사회적 변혁과 해방에 관한 이론이다. 이 이론을 비판이론이라고 하는 것은 폐쇄적인 철학적 구조를 거부하며, 단지 부정의 부정을 거듭하면서 논의의 주제를 집요하고 철저하게 공략하여 문제의 핵심을 밝히면서 진행되는 사고의 양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사람들은 주로 자본주의의 지배와 종속의 체제를 비판하면서 정통 마르크스주의에 의한 인간해방의 개념을 재구성하는 데 관심을 두어 왔다(교육학용어사전, 1995).

따라서 비판이론에서는 노화의 주관적·해석적 차원을 이론화하고, 단지 노화를 기술하는 것보다는 공공정책에 개입하는 것과 같은 실제적인 측면을 강조한다(Momdy, 1988; 2002). 그러나 이러한 비판이론은 개인의 분리, 고립, 고독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였고, 체제를 부정할 뿐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위키백과).

(5) 여성주의이론

여성주의이론(feminist theory)은 1970년대 이후 많은 이론에서 젠더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남성중심의 시각에서 현상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시작하였다. 이 이론은 우리 사회가 젠더에 따라 활동의 기회를 제한하기 때문에 노화 및 노인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때에도 젠더 차이를 일차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이론에서는 노화과정에서 인종, 계층과 더불어 젠더를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검토한다. 실제 여성노인의 수명이 남성노인의 수명보다 평균 6~7년이 더 길며(통계청, 2013), 여성은 출산, 육아, 가사노동, 취업 등 이중역할의 부담 속에서 노년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건강문제도 남성보다 더 심각하다. 또한 젠더 차별적인 노동시장 구조로 인해 임금구조에서도 남성에 비해 평가절하되는 측면이 있는 등 여성노인의 빈곤문제는 일반적인 노인문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따라서 여성주의이론은 노화 및 노인 문제에서 젠더 차이를 고려하여 여성의 입장과 욕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공공정책을 계획할 때도 젠더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러나 여성주의이론 내 이론적 주장의 범위가 너무 넓고 여성주의이론적 시각들 내에서도 차이가 많아 하나의 방향으로 이론화되기 어려운 면이 문제로 지적된다(최성재·장인협,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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