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학으로 읽는 사회복지학
제2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 무의식의 심연을 들여다보다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 이름만 들어도 무언가 심오하고, 동시에 다소 파격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그는 단순히 한 명의 정신과 의사가 아니었다. 오스트리아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비엔나라는 도시에서 평생을 바쳤던 그는 결국 인류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의식적 존재”라고 자부한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진짜 힘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unconscious) 속에 있다고 선언했다. 사회가 금기시한 욕망, 마음속에 억눌린 충동, 꿈에 드러나는 파편들… 그는 그것들을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인간 행동의 원동력으로 보았다.
무의식의 발견 ― 인간 이해의 지각 변동
프로이트는 신체적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통받는 환자들을 보며,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추적했다. 그 결과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 꿈의 해석(dream analysis), 그리고 대화를 통한 치료라는 혁신적 방식을 만들어냈다. 오늘날 심리상담의 뿌리가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인간을 욕망의 존재로 보았다. 성적 욕구는 단순히 본능적 충동이 아니라, 문화를 만들고, 문명을 형성하며, 때로는 사회와 갈등을 빚는 힘이었다. 사회복지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곧 “개인을 어떻게 이해하고 도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새로운 대답을 준 것이다.
프로이트의 인간관 ― 세 가지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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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합리적·수동적 인간
인간은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통제할 수 없는 본능과 무의식적 욕망에 흔들리는 존재다. 이는 마치 거대한 바다 위의 작은 배와 같다. 배는 자신이 항로를 정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심연의 해류가 방향을 결정한다. -
결정론적 인간
그의 눈에 인간은 철저히 결정론적 존재였다. 유아기, 특히 여섯 살 이전의 경험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린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사소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기억의 조각들이 성격을 조형하는 주춧돌이 된다. 사회복지사가 아동기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투쟁적 인간
인간은 본능적으로 쾌락을 추구하지만, 사회는 그것을 억누른다. 따라서 인간은 늘 갈등 속에서 산다. 욕망을 해방시키려는 나와, 그것을 억제하려는 사회 사이의 끝없는 줄다리기. 그 긴장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다시 새로운 행동을 낳는다. 프로이트는 인간을 이렇게 투쟁하는 존재로 보았다.
인문학적 여운
프로이트가 남긴 유산은 단순한 심리학 이론이 아니다. 그는 인간을 바라보는 철학적 거울을 바꾸어 놓았다. 인간은 합리적 존재라기보다는, 무의식의 그림자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통찰. 이것은 사회복지학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사회복지 실천이란 결국,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상처와 욕망을 이해하고, 그와 사회 사이의 갈등을 조율하는 일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