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노인요양원 실습을 마쳤습니다.
실습 중에는 너무 힘들어서 후기를 올릴 엄두도 안 났어요~ㅠ.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사회복지사 실습이 아닌 청소부 실습을 다녀왔네요. ㅎㅎ
요양원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까지 화장실 청소는 물론
주방 베기후드 청소에 창틀에 붙어있는 새똥청소, 에어컨 청소, 신발장 청소, 들어오는 입구 깔개 세탁에
직원들 앉아있는 자리는 물론 강당 바닥 수세미 청소,
어르신들 앞치마 세탁에 양치컵 닦기,
요양원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소독작업까지
매일매일 청소부가 하는 일들은 거의 다 했어요.
초반에는 내가 지금 뭘 하려고 여기에 있는 건가 회의도 많이 들고, 자괴감(?)까지 들었네요.
나는 사회복지사 실습을 나왔는데, 혹시 요양보호사나 청소부로 착각하고 있는 건가 싶어 여쭤볼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냥 그만 두고 다른 실습처를 알아볼까도 심각하게 고민했는데,
그 사이 어르신들과 정이 많이 들기도 했고, 제가 들인 노력이 아깝더라구요.
다른 기관에서 다시 시작했는데, 또 이런 일만 시킬까봐 걱정도 됐구요.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일까지 나한테 시키지...' 싶었는데요.
나중에는 '나니까 이런 일까지 해준다.' 하는 봉사의 마음으로 임했어요.
봉사 가면 궂은 일을 주로 많이 해주고 오잖아요......ㅠ.ㅠ
실습 중반이 지나고, 요양원 실습에 적응하다 보니,
요양원에서는 사회복지사고, 요양보호사고,
제가 했던 일들을 다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다 실습생이 오면 무척 반가워 하며, 아주 야물딱지게 활용하는 것 같았어요.
요양원 운영하면 돈도 많이 번다든데,
파트타임이든 용역이든 청소부 한 명만 뽑으면
요양보호사고, 사회복지사고 좀 덜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내부 사정까지는 알 수 없지만,
기관장의 마인드에 따라 일하시는 분들의 복지가 좌우된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또 한편으로는 요양원에서의 실습이 거의 대부분 이런 식이라
일을 시키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없어지고, 당연한 일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그 분들 입장에서는 '대부분의 요양원이 이런 식인데, 뭘...', '나만 이런 거 아니잖아?'
하는 생각도 하는 것 같았고요.(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사회복지사협회 실습생 모집 안내에는
실습생들을 단순 업무에 지속적으로 동원하는 것 금지라고 써있지만,
잘 지켜지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나중에 실습처 알아보시는 분들은,
기관 알아보실 때 단순 업무에 지속적으로 얼마나 동원되는 지
자세히 알아보시고 구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길고 긴 실습 끝내고 나니 마음은 홀가분하고 후련하네요.
이제 시간 날 때마다 1학기 과목 책이나 한번씩 읽어보려구요.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요... 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