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은 없다
Nic dwa razy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 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더라?
꽃인가, 아님 돌인가?
야속한 시간,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두려움을 자아내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ㆍㆍㆍㆍㆍㆍ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Wisława Szymborska, 폴란드 1923~2012)
최성은 번역 <끝과 시작> 시선집에서, 문학과지성사
안녕하세요, 학우님들.
저는 아쉽고 설레던 연말연시가 어느 정도 지나고, 이제 좀 차분해진 것 같습니다.
위 시는 젊은 시절 알게 된 저에게 개인적인 사연이 있는 작품입니다. 알게 된 지 몇 년 후 쉼보르스카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2007년 문학과지성사에서 그녀의 시선집 <끝과 시작>이 출간되어 사서 자주 들춰보곤 했습니다. 특히 삶에 큰 변화가 찾아온 3년 전부터는 매년 초입마다 소리 내어 읽는 것이 하나의 의식처럼 되었습니다.
2024년 한겨레신문이 한국 시인 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 시집이 가장 소개하고 싶은 외국 시집으로 선정되었더군요. 제가 이 시를 게시판에 올리는 이유는, 특히 우리 방송대 학우님들이 삶을 바라보는 태도가 이 시와 닮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여러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향상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시는 모습 때문일까요? 여러분 덕분에 저 또한 분발심이 많이 생깁니다.
병오년이 왔습니다. 제가 스무 살 무렵만 해도, 병오생인 저는 다음 병오년이 되면 세상 진리의 한 귀퉁이쯤은 얻을 줄 알았습니다. 이런 하하. 며칠 전 유튜브에서 제가 좋아하는 작가가, 역시 제가 좋아하는 미디어 비평가와 인터뷰를 하더군요. 거기서 작가가 마지막에 한 말이 계속 떠오릅니다.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이었습니다. 화려하게 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버겁더라도 한 걸음씩 묵묵히 내딛는 그 마음. 저와 우리 방통대 학우님들의 학업과 삶을 보여주는 단어 같아요.
2026년 한 해, 학우님들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소망하며, 우리 함께 나아갑시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추신: 시의 마침표와 쉼표, 중간점은 시집 그대로 입니다. 마침표가 없는 부분도 원래 시 그대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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