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아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일단 모든 형제(자매, 남매)는 싸우죠. 싸우는 데 서열 큰 애, 작은 애. 기질이 강하거나 약하거나. 남자, 여자. 이런 거에 따라서 같은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항상 오빠가 집적거린다든지, 항상 동생이 먼저 달려든다든지.

그런데 이게 반복되면 부모가 아이들이 싸울 때 꼭 큰 아이를 혼내요. “야, 너 동생 건드리지 말랬지!” 라든지. 이게 가장 안 좋습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아, 난 그런 애야 다음에 해.” 그게 좀 더 가면 “엄마는 나만 사랑하지 않아. 동생만 사랑해.” 그래서 가장 나쁜 거는 패턴에 따라서 늘 혼내는 애를 혼내는 것.
두 번째는 잘잘못을 가리는 것. 잘잘못이 별로 없어요. 다 나름 억울하거든요. 그래서 오빠한테 “너 왜 동생 때렸어?” “얘가 나한테 돼지라고 그랬단 말이예요.” 둘 다 굉장히 화나는 상황이거든요. 자, 그래서 잘잘못의 기준은 때리거나 던지는 것. 때리거나 던지면 이유에 상관없이 “그건 무조건 그 사람이 잘못한 거야.” 이렇게 하고 나머지는 그냥 “서로 떨어져. 됐어, 떨어져.” 하고. 때리면 때리는 아이를 혼내고.

“내가 좀 정확하게 가려줘야 아이들이 안 싸울 텐데...” 이런 마음이 드신다면 이 두가지를 지키시는 것이 가장 부작용이 적습니다.

사실은 이론적으로 하면, 싸웠을 때는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기고, 안 싸우면 좋은 일이 생긴다를 가르치는 게 제일 빠르거든요. 예를 들면 얘네들이 한 시간에 세 번 싸운다. 그러면 세 번 싸우면 내버려두고, 두 번 싸우면 칭찬과 상을 주는 거죠. 네 번 싸우면 계단도 좀 왔다갔다 하게 하고. 서서히 줄여가면서 그 대신에 사이좋게 지내면 더 많이 칭찬해 주고.
우리도 그렇잖아요. 어디에서 복권 사는데 당첨되면 또 사게 되잖아요. 그런데 오빠랑 한 번 싸웠는데 싸운 벌로 힘들게 줄넘기 100번 했어요. 그러면 싸우는 강도가 줄어들든지, 횟수가 줄어들든지, 공간을 옮기든지 합니다. 자기네들 살아남기 위해서(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