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실험 설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1)현실적, 2)윤리적, 그리고 3)연구 참여 방식의 제약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현실적인 측면에서 이미 형성되어 있는 학급이나 기관 단위를 연구자가 임의로 재구성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무작위 배정을 통한 집단 형성은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둘째, 윤리적인 이유도 중요합니다. 연구 과정에서 한 집단에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집단에는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은 공정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특히 취약 계층을 다루는 연구에서는 더욱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연구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는 연구자가 인위적으로 무작위 배정을 시행할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이와 같은 한계 속에서도 연구자들은 실험적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였습니다.
1) 대표적으로 사전 성취도나 배경 변인을 통계적으로 보정하여 집단 간 동질성을 확보하는 방법, 2) 유사한 조건을 가진 참여자를 매칭하여 비교하는 방법, 혹은 3) 비교 가능한 준거집단을 설정하는 방법 등이 활용됩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무작위 배정을 대체하면서도 최대한 실험 설계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고군분투의 노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사(準, quasi(콰지))’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무작위 배정을 포함한 순수 실험 설계(True Experimental Design)에 비해 완결성이 부족하지만, 동시에 단순 조사 연구와는 달리 처치, 비교집단, 사전·사후검사와 같은 실험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사 실험 설계는 현실적 제약과 이상적 설계 사이에서 이루어진 합리적 타협(compromise)의 산물이며, 엄밀한 실험 연구가 어려운 사회과학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의미 있는 연구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